[기자의 눈/황인찬]‘표절 사과’ 보름만에 방송복귀… 이효리의 ‘표절 불감증’

동아일보 입력 2010-07-05 03:00수정 2010-07-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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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표절을 인정했던 가수 이효리(31)가 보름여 만에 TV에 복귀했다. 이효리는 4일 오전 SBS의 예능 프로 ‘하하몽쇼’에 출연해 “(산에서 급한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땅을 파서 묻고 양말로 해결했다”거나 “(나는) 평소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양푼 비빔밥을 먹는 진상”이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평소에도 털털한 이미지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표절을 인정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TV에 나온 이효리를 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그가 4월에 내놓은 솔로 4집 ‘에이치 로직’의 수록곡 중 6곡이 발매 직후 표절 의혹을 샀다. 결국 두 달여 만에 표절을 인정하고 해당 곡의 온라인 음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소속사인 엠넷미디어는 1일 그 노래들을 만든 작곡가 바누스(본명 이재영)를 검찰에 사기 및 업무 방해로 고소했다. 이효리와 소속사는 “표절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으나 이효리는 이 음반의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프로듀서는 음반의 기획 제작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몰랐다”는 말은 해명이 되기 어렵다.

이효리는 사태가 확산되자 자숙 기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팬 카페 ‘효리투게더’에 “여러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섣불리 활동할 수 없고 이런 문제들은 해결하는 데 좀 긴 시간이 필요하다. 후속곡 활동은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사과와 함께 활동 중단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글을 올린 다음 날 SBS의 간판예능프로 ‘런닝맨’의 첫회 녹화에 참여했고, 해당 녹화분은 11일 방송을 탄다. 게다가 4일 출연한 ‘하하몽쇼’에서는 ‘효리의 늪’이라는 신곡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당분간 활동을 할 수 없겠다고 한 팬들과의 약속을 졸지에 빈말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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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몽쇼’의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그의 복귀를 반기는 글도 있지만 “표절가수 이효리, 당신에게는 자숙의 시간이란 없는 것인가”(sp9475), “무개념 이효리, 이 프로 저 프로 마구마구 나오네요”(mbc9967)라며 ‘이른 복귀’를 꼬집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4일 올라온 400여 개 댓글 중 절반가량은 이효리를 비판하는 글이었다.

이효리는 1998년 그룹 ‘핑클’로 데뷔한 뒤 2003년 솔로로 나서 한국의 간판급 여가수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표절로 밝혀진 음반의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것도 음악을 만드는 재능을 겸비했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취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표절 파문이 가시기도 전에 TV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스갯소리로 기이한 경험을 털어놓는 것은 또 다른 ‘표절불감증’이다.

황인찬 문화부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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