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후보가 끝내 0골…메시 굴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7월 5일 07시 00분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장 주목 받은 선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였다.

당대 최고의 공격수로 각광받으며 이번 대회 강력한 득점왕 후보는 물론이고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불리며 역대 세 번째 월드컵 우승 도전에 나선 아르헨티나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도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메시는 4일(한국시간) 독일과의 8강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8.571km를 뛰면서 7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독일 수비진의 효과적인 봉쇄에 막혀 빛을 보지 못했다. 특유의 환상적인 드리블이나 감각적인 슛도 볼 수 없었다.

이로써 메시는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및 8강전을 통틀어 5경기 풀타임을 뛰면서 15차례의 유효 슛과 7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슛은 번번이 상대 GK의 선방에 막히거나 골대를 외면했고, 무득점의 굴욕을 당했다.

한국과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가 터트린 4골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역시 메시’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독일과 8강전을 하루 앞두고 감기 증세로 훈련을 쉬면서 불길한 징조를 드러냈다.

메시는 주변의 걱정 속에 독일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경기 초반부터 독일 수비형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의 철저한 마크 속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독일이 메시의 공격 방향을 미리 차단하는 영리한 수비 전술을 펼치자 아르헨티나 전술의 핵인 메시는 발이 묶였고, 공격력은 무뎌졌다.

메시는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마지막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가슴에 안기면서 골 사냥에 실패한 채 쓸쓸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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