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주택판매 다시 악화…업계 “오바마 反기업정책 탓”

동아일보 입력 2010-07-05 03:00수정 2010-07-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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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처리 지연 등 비판 “미국 기업인은 대통령을 싫어하고, 대통령은 비즈니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최근 이탈리아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설수에 올랐다. GE 측이 “언론이 문맥과 상관없이 특정 발언만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미국 기업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보는 시각을 드러낸 단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고용과 주택판매, 도매지수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시 나빠지면서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기업인 사이에서 그의 반(反)기업 정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일 발표된 고용 관련 수치는 경기악화에 대한 불안감에 기름을 끼얹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부문의 고용은 12만5000명이 줄어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실업률 자체는 9.5%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졌지만 이는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떠나버려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인구가 65만2000명이나 생긴 결과다.

외신은 “경기부양책으로 받쳐오던 경제회복의 추진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민감한 신호”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악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반기업 정서 논란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태를 놓고 연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책임을 강하게 압박하다 영국 기업들의 반발에 부닥친 상황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미적거리는 것,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축소하려는 것 등에 불만이 특히 높다. FTA의 경우 한국을 포함해 시행에 들어가지 못한 채 협상단계에서 질척거리는 것만 100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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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공회의소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반기업적’이라며 비판에 앞장서 왔다. 기업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 불확실성이 걷혔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고 고용도 늘어났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미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 결과 현금보유량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에릭 켄터 의원은 “정부가 국민 세금을 써대며 빚은 키우면서 민간영역의 일자리는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 수치가 발표된 뒤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상황이 너무 심각해 회복에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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