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반쪽짜리 대북 결의

동아일보 입력 2010-07-01 17:00수정 2010-07-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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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가 발생한지 100일 가까이 됐습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지도 한 달 이상이 지났습니다. 이후 정부는 여러 가지 대북 제재 조치들을 발표했지만 상당수는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전쟁’ 협박과 국내 일부 세력의 반발 때문입니다. 유엔 안보리를 통한 국제적 대북 제재 구상도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답보상태입니다. 국토방위에 나섰던 장병 46명이 적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는데도 우리는 아직 그에 합당한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58개 국가와 7개 주요 국제기구가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상원과 하원, 유럽연합 의회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압도적 찬성으로 대북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국적과 정파, 이념을 떠나 평화를 위협하고 무고한 생명을 해치는 악행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참으로 든든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국제사회의 이런 결의는 또한 우리의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자신은 어떠합니까.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6월 29일에야 겨우 대북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시기도 늦었지만 그마저도 반쪽짜리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야당이 불참하거나 반대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찬성만으로 결의안을 채택했을 뿐입니다. 국제사회 보기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상당수 야당과 좌파세력들은 아직도 천안함 공격 주체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의혹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무작정 북한을 두둔하려는 심리가 객관적 사실조차 바로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 안위가 달린 엄청난 사건을 놓고도 정파와 이념을 앞세우는 편협함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편이 갈려 싸우다가도 외부의 공격이 있으면 싸움을 멈추고 함께 힘을 합쳐 대처하는 것이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본 원리입니다. 이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고,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나라꼴로 어떻게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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