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오심월드컵’ 전락은…32대 첨단 중계카메라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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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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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대회보다 7대 늘어
‘무인’ ‘초고속 모션’ 카메라
심판 못보는 사각지대도 ‘찰칵’

‘심판 3명 vs 카메라 32대.’

월드컵 경기 현장을 주시하는 두 종류의 눈이 있다. 포청천 세 명의 심판과 전 세계로 현장을 전하는 중계 카메라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심판들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카메라(32대)에 번번이 덜미를 잡히며 ‘역대 최악의 오심 양성소’라는 멍에까지 얻었다.

이번 대회는 과거에 비해 유난히 오심 논란이 거세다. 물론 빠르고 많이 뛰는 ‘토털 사커’가 현대 축구의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심판들의 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첨단 중계기술 발전 탓에 오심이 빠져나갈 구멍이 좁아진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

먼저 중계 시설은 양적, 질적으로 발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스포츠중계 전문 외주제작사인 HBS(Host Broadcast Service)는 남아공 월드컵 한 경기에 최대 32대의 카메라와 200여 명의 중계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비해 카메라가 7대나 늘었다. K리그 주요 경기 중계에 약 10대 남짓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것에 비해 세 배가 넘는다. 초당 2700여 장을 찍는 초고속 모션 카메라까지 등장했다. 땀방울, 축구화 스파이크에 의해 뜯겨 나가는 잔디, 헤딩할 때 머리에 닿아 찌그러지는 공까지 포착한다. 심판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교묘하게 반칙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파이더 캠’ 또는 ‘UFO 카메라’라는 별명이 붙은 무인 카메라도 심판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경기장 사방에 달려 있는 무인 카메라는 경기장 상공을 빠르게 이동한다. 가장 까다롭다는 오프사이드 장면도 고공 촬영으로 최종 수비라인을 화면에 명쾌하게 표시해 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오프사이드 오심 논란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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