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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수도권]“옥상 농원서 상추 뜯어 삼겹살파티”

입력 2010-06-16 03:00업데이트 2010-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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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빌딩 25곳 텃밭 시범운영 두달째

직장인들 점심때마다 찾아
‘농사’ 지으며 수확의 기쁨
자연체험에 먹을거리까지
어린이집도 ‘1석2조’ 인기
통신기기 업체인 에이제이월드 직원들이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옥상에 만든 ‘옥상농원’의 작물들이 잘 자라는지 살펴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서울 도심 빌딩숲 옥상에 ‘텃밭’이 생겼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5월 노인복지관과 어린이집 등 시내 25개 기관 옥상에 화단을 설치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옥상농원’을 시범 보급했다. 어린이들은 물론 직장인들이 점심시간마다 주렁주렁 달린 토마토와 활짝 피어난 상추를 직접 따 먹는 재미에 푹 빠져들고 있다.

○ “교외에 나갈 필요 있나요”

14일 찾은 서울 중랑구 중화동 구립 한내들어린이집 옥상은 아이들의 자연체험학습장이자 유기농 먹을거리를 재배하는 작은 농원이었다. 이곳에선 직접 재배한 채소를 아이들에게 먹이고 요리 실습재료로도 활용한다. 물론 관리나 수확도 보육교사와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이 직접 하고 있다. 유혜주 한내들어린이집 원장은 “요즘은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상추를 따는데 어린이집에서 먹고 남을 정도”라며 “자연체험학습을 교외까지 나가지 않고 옥상에서 바로 할 수 있으니 1석 2조”라고 말했다.

종로구 혜화동 흥사단 건물 옥상에도 상추와 토마토 등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지난달 말엔 상추와 쑥갓 등 쌈 채소를 수확해 20여 명의 직원이 옥상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관리를 맡고 있는 이용민 흥사단 조직국장은 “주말농장은 한 주만 찾아가지 않아도 잡초가 무성해져 관리하기 힘들었는데 사무실 옥상에 텃밭이 생기니 매일 둘러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 녹색성장위에서도 관심

올해 농업기술센터가 처음 실시한 옥상농원 사업은 홍보가 부족했는데도 선정 과정에서 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류 및 현지 실사를 거쳐 선정된 어린이집 12곳, 노인복지관 8곳, 민간업체 5곳 등 25곳엔 보조금이 800만 원씩 지원돼 1m²(약 0.3평) 크기의 이동식 화분 16개가 설치됐다.

시범사업은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위원장 김형국)에까지 보고됐다. 김 위원장이 25일 직접 한내들어린이집 등 시범사업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녹색성장위 관계자는 “옥상농원 같은 도시농업은 자연교육과 공동체 활성화, 식량 제공, 건물온도 저감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도시농업이 새로운 녹색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봄엔 상추, 여름엔 배추-무 심어야

일반 가정이나 회사 옥상에서도 농작물을 키울 수 있을까. 물론 화단만 만들 수 있다면 가능하다. 옥상농원 사업을 위해 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2월 서초구 내곡동 사무실 옥상에 직접 171m²(약 52평) 규모의 옥상농원을 조성해 여러 농작물을 시범 재배했다. 이 결과 3∼6월엔 상추와 오이, 고추, 가지가 잘 자랐다. 또 6∼8월엔 들깨와 미나리가, 8∼11월에는 무와 배추, 쪽파를 키우기에 좋았다.

다만 도심 빌딩 옥상은 수분증발량이 많아 여름철엔 하루 두 번 정도 물을 줘야 한다. 옥상 누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화분을 옥상 바닥에서 10cm 정도 띄우는 게 좋다. 농업기술센터는 2011년에는 옥상농원 사업을 5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2월경 홈페이지(agro.seoul.go.kr)에서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도시농업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02-459-8993)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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