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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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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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제주도 1시간 30분 만에 가는 ‘40노트’ 여객선
왜 ‘시속 몇 km’대신 ‘노트’?… 1노트는 시속 몇 km?

수학은 생활 곳곳에서 기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리송한 기준용어, 수학의 원리를 통해 알아보자.

○ 시력에 마이너스 있다? 없다!


친구가 어제 수영장에서 마주쳤는데도 왜 아는 체 안 했냐고 따진다. 안경을 벗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자 친구는 “시력이 마이너스(-)냐?”고 묻는다. 시력표의 맨 윗줄에 0.1이 있으므로 그보다 더 나쁘면 마이너스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력에는 마이너스가 없다. 안경을 맞출 때 쓰는 마이너스 값과 혼동한 셈이다.

물체에서 반사된 빛은 눈을 통과하면서 굴절돼 한 점에 모인다. 이 점을 초점이라 하고 눈에서 초점까지 거리를 초점거리라고 한다. 정상 시력에서는 눈 뒤의 망막에 초점이 정확하게 맞는다. 근시인 사람은 초점거리가 짧아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힌다. 그래서 오목렌즈를 써서 초점을 뒤로 밀어준다. 반대로 초점거리가 긴 원시는 볼록렌즈를 써서 초점을 앞으로 당긴다.

이때 렌즈의 굴절도를 초점거리(m)의 역수에 해당하는 ‘디옵터(D)’로 나타낸다. 초점거리가 20cm인 볼록렌즈의 굴절도는 1÷0.2m=5D다. 오목렌즈는 볼록렌즈와 구분하기 위해 마이너스 부호를 붙인다. 부호와 관계없이 렌즈의 굴절도가 클수록 시력이 나쁘다고 본다.

시력표에 있는 0.1, 0.2, 1.0 등의 수치도 수학에서 다루는 수의 개념과 다르다. 1.0이라고 해서 0.1보다 시력이 10배 좋다는 뜻이 아니다. 시력은 서로 떨어진 두 개의 점을 구분하는 능력을 뜻한다. 두 점과 눈이 이루는 각도를 시각이라고 하는데 시력표의 수치는 시각의 역수에 해당한다. 시력이 1.0인 사람은 1도의 1/60의 시각을 갖는데, 5m 거리의 시력표에서 1.5mm 간격의 두 점을 구분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최대시력은 대개 1.2다. 1.5나 2.0의 시력을 가진 사람은 눈의 신경이나 망막의 해상도가 특별히 좋은 사람이다.

○ 배는 노트로 달린다

과거 유럽에서는 14.4m마다 매듭이 지어진 끈을 풀어 배의 속도를 쟀다.
과거 유럽에서는 14.4m마다 매듭이 지어진 끈을 풀어 배의 속도를 쟀다.
뉴스에서 올여름부터 제주도 가는 뱃길이 빨라진다고 한다. 전남 장흥에서 제주도까지 1시간 반 만에 갈 수 있는 여객선이 운항을 시작한다는 것. 지금까지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려면 적어도 서너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40노트의 속도를 자랑하는 여객선은 비행기와도 경쟁할 수 있다. 40노트면 어느 정도의 속도일까? 자동차처럼 시속으로 써도 될 텐데 굳이 노트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뭘까?

1노트는 1시간에 1해리를 가는 속도로 시속 1.852km에 해당한다. 1해리는 1.852km로 위도의 1도를 60등분한 거리의 평균값이다. 지구가 완전히 둥글지 않고 가로가 조금 길기 때문에 생기는 거리의 차이를 평균 낸 것이다. 배가 가는 항로를 표시한 지도는 km보다 ‘해리’라는 거리를 많이 쓴다. 배의 속도를 노트로 쓰는 이유도 해리로 표시된 지도를 이용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노트는 원래 영어로 ‘매듭’이라는 뜻이다. 16세기경 배의 속도를 잴 때는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고 배꼬리에서 14.4m마다 매듭을 지은 끈을 나무토막에 묶어 흘려보냈다. 당시 모래가 다 떨어지는 시간이 28초였는데 그동안 풀려나간 끈의 매듭 수로 배의 속도를 측정했다. 28초 동안 정확하게 매듭 하나만큼의 끈이 흘러나갔다면 속도는 1노트다. 이것을 시속으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쓰고 있는 노트의 속도와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4.4m÷28초 = 초속 0.514m

초속 0.514m × 60초 × 60분 = 시속 1.850km

현재 유조선은 보통 15노트, 컨테이너선은 25노트의 속도로 운항한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배는 1976년 소련이 개발한 물에 떠서 달리는 위그선으로 약 300노트에 달했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suh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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