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되려면 롤모델-여성멘터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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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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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여성 고위임원 5명이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말’

여성 직장인들을 돕기 위해 여성 임원들이 뭉쳤다. 왼쪽부터 유은경 ITIM코리아 대표, 장혜영 전 베이츠141코리아 
지사장, 오철숙 WIN 사무총장, 이영숙 얼라인드 앤드 어소시에이츠 대표, 박남희 한국MS 상무. 김재명 기자
여성 직장인들을 돕기 위해 여성 임원들이 뭉쳤다. 왼쪽부터 유은경 ITIM코리아 대표, 장혜영 전 베이츠141코리아 지사장, 오철숙 WIN 사무총장, 이영숙 얼라인드 앤드 어소시에이츠 대표, 박남희 한국MS 상무. 김재명 기자
■ 리더 자리가 어색한가요

부하 직원과의 의사소통 위해
멘터링 등 男과 다른 방법 필요


“국내 기업에서 여성 임원 비율은 아무리 많아야 10% 남짓이에요. 그만큼 여성 직장인들은 남성들에 비해 자연스레 리더십을 익힐 기회가 적은 거죠.”(박남희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개발자 및 플랫폼 사업 총괄 상무)

“우리가 주니어일 땐 멘터가 돼 줄 여자 상사가 아예 없었어요. 멘터가 있었다면 겪지 않았을 실수도 많이 했죠. 후배들은 같은 고생을 하지 않게 하자는 뜻으로 우리가 뭉친 겁니다.”(오철숙 ‘WIN(Women in Innovation)’ 사무총장)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는 ‘여자들에 의한, 여자들을 위한, 여자들의’ 행사가 열렸다. 바로 WIN과 여성가족부가 공동주최한 ‘제3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가 그것. 50여 명의 국내 고위 여성 임원들과 300여 명의 여성 직장인들이 소그룹 형태로 짝을 지어 조언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다.

여성가족부 산하 사단법인인 WIN은 차세대 여성리더 육성을 위한 국내 여성 고위임원들의 모임이다. 금융, 법률, 정보기술(IT),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임원 100여 명이 자원봉사 형태로 참가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 활동은 ‘멘터링’.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여성 직장인들에게 온라인(www.win.or.kr)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조언을 해 준다.

이날 콘퍼런스에 앞서 만난 5명의 여성임원은 리더가 되는 과정에서 롤모델을 발견하고, 여성 멘터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 직장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그들 스스로가 리더로서 본인의 자리를 어색해하고 부담스러워해요. 남성 직원 관리도 어려워하죠. 주변에서 ‘여성 리더’를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요.”(유은경 ITIM코리아 대표)

박 상무는 “이 때문에 임원이 된 후 직장 내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다”며 “(보통의 남성 리더들처럼) 술 마시고 유흥을 즐기지 않아도 훌륭하게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여성만의 리더십 요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여자라 밀린다’ 생각 들땐

객관적으로 완벽한지 성찰
부족한 부분 담금질 기회로


“개인적으로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부하직원 모두를 한 달에 한 번씩 일대일로 멘터링 해준 거예요. 만나서 일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커리어 관리나 업무방법 개선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거죠. 시간이 지나자 나중에는 직원들이 먼저 절 찾더군요.” 박 상무의 경험담이다.

이날 여성 임원들은 리더가 되는 과정에서 ‘여자라서 밀린다’는 생각에 빠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직은 사회적 관습 때문에 승진 등에서 남자 동료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이에 앞서 ‘내가 정말 객관적으로 완벽한 사람인지’를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담금질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긴 싸움에선 결국 이런 사람이 이기니까요.”(이영숙 얼라인드 앤드 어소시에이츠(Aligned & Associates) 대표)

오 사무총장 역시 여성 직장인들에게 ‘헝그리 정신’을 주문했다. “요즘 여성 후배들은 학벌도 능력도 너무 뛰어나요. 하지만 헝그리 정신은 많이 부족하죠. 조금 힘들다고 일을 포기해서는 여성 리더로 성장할 수 없어요.” 그는 “학교와 사회의 환경은 전혀 다르다”며 “직장에서 리더가 되는 것은 결국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헝그리 정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WIN은 올 하반기(7∼12월)부터 더 많은 여성 임원과 직장인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가는 멘터링 서비스’를 가동할 계획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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