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실력… 우승자? 우리도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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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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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 3명 인터뷰

LG와 함께하는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레나토 브루손 씨(가운데)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피오렌차 코소토(왼쪽) 에디트 마티스 씨. 세 사람은 “성악예술의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국제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아 영예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LG와 함께하는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레나토 브루손 씨(가운데)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피오렌차 코소토(왼쪽) 에디트 마티스 씨. 세 사람은 “성악예술의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국제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아 영예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한국 성악가만이 가진 목소리나 노래 스타일 같은 건 없습니다. 이들의 특징이 있다면 매사를 치밀하게 준비하는 ‘프로’들이라는 점이죠.”(레나토 브루손 씨)

1960년대 이후 한 세대 이상 세계 오페라극장을 빛낸 성악계의 별 세 사람이 서울에 모였다. ‘LG와 함께하는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 씨(74·이탈리아)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메조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72·스위스), 피오렌차 코소토 씨(75·이탈리아). DG EMI 등의 레이블로 발매한 숱한 명음반을 통해 국내 클래식 팬들과도 친숙한 얼굴들이다. 세 사람을 20일 오전 숙소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났다.

성악 부문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콩쿠르에 대해 세 사람은 ‘참가자 수준이 세계 정상급’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통 예선에서는 다음 단계에 진출할 사람들을 가려내는 ‘선별’ 작업에 신경을 쏟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콩쿠르는 처음부터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승을 차지할 주인공은 누구일까’라는 데 흥미를 갖고 보고 있다”라고 코소토 씨는 말했다.

화제는 31명의 2차 예선 진출자 중 20명을 차지하는 한국인 성악가들에게 돌아갔다. 로마 아레나 아카데미아에서 한국인 30여 명을 제자로 두고 있는 브루손 씨는 “유럽 성악가들은 참을성이 적은데 한국인들은 모든 것을 바쳐 제대로 배우려는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티스 씨는 “한국인들은 유학생활 초반에 외국어 발음을 익히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지만 이 과정을 지나면 언제든지 최고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브루손 씨와 코소토 씨는 카라얀 지휘 베르디 ‘돈 카를로’ ‘트로바토레’ 등에서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사이. ‘무대 위에서 상대방은 어떤 가수였나’고 묻자 둘 다 “연주가에 대한 평은 동료가 아니라 비평가나 할 일”이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20세기 오페라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에게 ‘무대 위에서 겪은 특별한 일화’를 물어보았다. 브루손 씨는 1960년대 모나코에서 일어난 일을 회상했다. “스태프 한 사람이 ‘더러운 이탈리아인’이라고 욕을 하더군요. 화가 나서 경찰서에 끌고 갔죠. 공연 날이 되자 모나코 군주인 레이니에 공과 부인인 그레이스 켈리가 나를 로열박스로 초대해 사과하며 샴페인을 권했어요.” 코소토 씨는 나폴리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한 ‘트로바토레’를 떠올렸다. “메달 모양의 금색 장식물을 가슴에 걸고 무대에 나갔는데, 모닥불 앞에서 노래하는 장면에서 메달이 녹아내리더군요. 금박을 입힌 초콜릿이었어요. 옷이며 손, 얼굴까지 엉망진창이 됐죠!” (웃음)

동아일보사와 서울시가 주최하는 ‘LG와 함께하는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19, 20일 열린 2차 결선에서 5개국 16명의 준결선 진출자를 가렸다. 22일 오후 2시 준결선, 24일 오후 3시 반 결선이 열린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음악당. 02-361-1415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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