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대우차판매와 결별…GM 시보레 브랜드 도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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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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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확대 위해 협력관계 정리”
당분간 대리점에 차량 직접 공급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10일 서울 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GM대우는 내수시장 판매 극대화를 위해 대우자동차판매와의 사업 관계를 종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 제공 GM대우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10일 서울 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GM대우는 내수시장 판매 극대화를 위해 대우자동차판매와의 사업 관계를 종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 제공 GM대우
GM대우자동차가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를 대행해온 대우자동차판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또 GM의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릭 라벨 GM대우 판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10일 서울 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수시장 판매 극대화를 위해 대우차판매와의 사업 관계를 종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M대우는 당분간 대우차판매가 판매하던 지역에 있는 대리점에 차량을 직접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다른 판매대행회사에 판매권을 넘길 방침이다. GM대우는 지난해까지 대우차판매에 국내 판매 독점권을 주다가 올해 1월부터 8개 권역을 나눠 영업 권역별로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지역 총판제를 도입하면서 대우차판매의 판매 권역을 △서울 강남 △인천 △경기 서부 △충청·전라·제주 등 4개 권역으로 축소했다.

대우차판매 측은 “GM대우 출범 이후 7년 이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단절을 선언한 데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우차판매는 이번 계약 해지로 올해 매출이 약 1조 원, 수익은 420억 원 정도 줄어들겠지만 차 판매사업 이익률이 낮아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또 트럭과 버스 판매 및 수입차 판매 확대, 송도 도시개발사업, 워터파크 및 파라마운트 무비테마파크 사업을 가속화해 매출 감소분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GM대우와의 결별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우차판매 주가는 하한가로 떨어졌다.


GM대우가 대우그룹 시절인 1994년부터 대우차와 GM대우 차량을 판매해 오던 대우차판매에 결별을 통보한 것은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바꿀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06년 10.7%였던 GM대우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2월 말 현재 7.2%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 도입한 지역총판제가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들자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분석한다. 대우차판매가 전국 판매를 독점하던 시절 220대 수준에 머물던 하루 평균 출고 대수는 올해 1월 지역총판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520여 대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대우차판매가 차량 대금 납부 기한을 놓고 GM대우와 마찰을 빚은 것도 양측이 결별하게 된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GM대우는 지역총판제를 도입하면서 30일이던 차량 구매 대금 납부 기한을 20일로 줄였다. 현금 운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대우차판매는 납부 기일을 넘겼고, GM대우는 총판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이날 “GM대우의 국내 판매 실적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올해 신차 3개 모델을 발표하고 내수 판매를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시보레’ 브랜드 도입도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브랜드 교체와 관련한 결정은 이미 내렸지만 오늘 발표하지는 않겠다”며 “이는 GM대우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으로 노조 등 구성원들을 이해시키는 절차가 필요해 5월 중순경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는 또 회사 이름을 바꾸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대우’ 색깔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카몬 사장은 “회사 이름을 바꿀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적절한 과정을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회사 이름 변경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다만 시보레와 대우 브랜드를 같이 사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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