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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경제

네이버-다음-네이트는 사면초가

입력 2010-03-03 03:00업데이트 2010-03-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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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대세’ 읽은 애플-구글은 싱글벙글

아이폰-안드로이드폰 검색엔진, 구글-야후가 기본으로 깔려
스마트폰이 무선인터넷 휩쓸며 국내서도 갈수록 입지 좁아져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컴스코어에 따르면 NHN의 ‘네이버’는 세계 5위의 검색서비스다. 미국의 구글, 야후, MSN과 중국의 바이두 다음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는 한때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앞 다퉈 연구하러 오던 사례였다.

세계의 유행을 선도하던 한국 인터넷 기업들이 최근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같은 스마트폰이 무선 인터넷 시장을 휩쓸면서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본격적으로 팔리면서 모바일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속내는 착잡하다. 유선 인터넷처럼 무선 인터넷 시장에서도 서비스의 핵심은 ‘검색’이다. 하지만 외국산 스마트폰에선 네이버와 다음 검색이 아니라 구글과 야후 검색이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미국의 검색서비스인 구글과 야후를 기본 검색 서비스로 쓰고, 구글 안드로이드폰도 구글 검색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네이버 다음 네이트는 국내 1, 2, 3위다. 구글은 20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 시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시장조사회사 메트릭스에 따르면 1∼3위는 여전히 국내 업체이지만 구글은 4위로 이들을 바짝 따라왔다. 서비스 성장 속도도 빨라 지난해 11월 18.1%에 그쳤던 구글 이용률은 올해 1월 23.1%로 2개월 만에 5%포인트 늘었다. 이용률이란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구글 서비스를 해당 월에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의 비율이다. 메트릭스 이시원 신규사업팀장은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덕분에 구글이 앞으로도 크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대응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검색엔진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사용한다. 안드로이드폰도 휴대전화 제조사와 긴밀히 협조해야 검색엔진을 바꿀 수 있다.

한 국내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한국의 작은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애플이나 모토로라 같은 대형 제조업체들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어렵다”며 “삼성전자 LG전자도 아직 검색서비스까지는 신경을 안 쓰는 상황”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이 국내법을 느슨하게 적용받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예를 들어 익명으로 일어나는 명예훼손 등을 막기 위해 실시된 ‘제한적 본인확인제’만 해도 해외 업체는 편법을 동원해 이를 피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익명의 그늘에 숨은 사용자들이 유튜브에 저작권 침해 콘텐츠 등을 다수 올림으로써 유튜브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달 김형오 국회의장과 만나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한국에 들어와 서비스를 하는 외국 인터넷 기업에도 이를 동등하게 적용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국내 업체들의 잘못도 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국내 ‘빅3’ 포털업체는 그동안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려왔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는 다소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구글이 수년 전부터 무선 인터넷 시장을 위한 모바일 서비스에 투자할 때에도 국내 업체들은 “이동통신사들이 통신망을 개방하지 않아 서비스를 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는 수준이었다. 통신망을 이용하기 힘든 건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구글은 무선랜(WiFi) 통신망을 직접 설치하고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개발하면서 통신사를 압박해 모바일 서비스를 성장시켰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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