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아빠 “연아엄마가 금메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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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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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응원 부모, 연아 따라 눈물… “꼬집어보고 싶다”

딸이 연기를 끝내고 눈물을 글썽일 때 관중석의 부모도 함께 울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51)와 아버지 김현석 씨(53)는 26일 밴쿠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퍼시픽콜리시엄 경기장의 관중석에서 숨죽이며 딸의 순서를 기다렸다.

어머니 박 씨는 김연아가 여섯 살 때 딸을 피겨 선수의 길로 이끈 이후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지만 아버지 김 씨는 박 씨에게 모든 걸 맡기고 ‘외조’만 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대회가 열리는 밴쿠버로 직접 날아왔고 부부가 처음으로 나란히 관중석에 앉았다. 하지만 김연아의 순서가 돌아오자 딸의 연기 모습을 경기장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김 씨는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관중석 바깥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지자 다시 돌아와 통로에서 다른 관중의 어깨 너머로 딸의 연기를 봤다.

연기 뒤 북받치는 감정을 간신히 누르고 있는 김연아의 얼굴이 전광판 대형 화면에 비치자 박 씨도 울었다. 김 씨는 복도에 선 채로 흐르는 눈물을 연방 닦아냈다. 박 씨는 “(실감이 나지 않아) 숙소에 들어가서 한번 꼬집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버지로서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금메달을 걸어야 할 사람은 연아 엄마다. 모든 것을 희생했다. 연아가 가장 고마워해야 할 사람이다. 또 가족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는 금메달”라고 덧붙였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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