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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효능이냐, 부작용이냐…전립샘비대증 치료제, 오해와 진실!

입력 2010-02-08 03:00업데이트 2010-0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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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차단제 ‘역류성 사정장애’ 부작용, 성생활에는 문제없어…부작용 때문에 약 복용 중단하지 말아야
《약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할 수 있는 물질이다.
약은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줄 뿐 아니라 신체적 고통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약은 인류에게 유익한 면이 많지만 오·남용 했을 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가장 단적인 예가 마약이다. 마약은 진통효과가 뛰어나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일정량을 처방하면 고통을 완화시켜 준다. 하지만 중독성이 강해 장기간 인체에 투여하면 신체가 더 피폐해 진다. 약의 부작용도 마찬가지다. 심혈관질환 치료제인 스타틴계 약물을 예로 들어보자.
스타틴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약품으로, 이름이 모두 ‘∼스타틴(statin)’으로 끝나 스타틴계 약물이라 불린다.》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데엔 주로 스타틴계 약물이 사용되는데, 이 약물을 복용하면 심장의 중요한 에너지 효소인 ‘코엔자임Q10’의 양이 감소한다. 이른바 ‘스타틴 패러독스(역설)’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스타틴계 약물을 처방할 때 코엔자임Q10을 함께 복용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에서 병원엔 치료제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그 중엔 전립샘비대증 치료제에 대한 문의가 적지 않다.

○ 전립샘비대증, 40대 이상 남성 4명 중 1명 꼴
전립샘은 소변과 정액이 지나가는 요도를 감싸는 기관으로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크기는 호두알만하다. 노화 등 여러 원인으로 전립샘이 커지는 질환이 바로 ‘전립샘비대증’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40∼89세 남성에게 전립샘비대증이 유발될 확률은 21∼28%에 달한다. 40대 이상 남성 4명 중 1명은 이 증상을 겪고 있거나 겪어본 적이 있는 셈이다.

전립샘이 커지면 소변과 정액의 통로인 요도가 좁아진다. 이렇게 되면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아예 소변을 볼 수 없는 ‘요폐색’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전립샘비대증 치료약의 패러독스
전립샘비대증은 약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치료에 주로 이용되는 약은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 저해제’ 두 종류다. 알파차단제는 전립샘의 근육을 이완시켜 요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준다. 5-알파환원효소 저해제는 부피가 커진 전립선을 작게 한다.

알파차단제는 일주일 정도면 효과가 나타난다. 배뇨 시 느꼈던 통증이나 야간뇨, 빈뇨, 약뇨 등의 증상을 개선한다. 5-알파환원효소 저해제의 효능은 약 6개월 후부터 나타난다. 문제는 이들 약물이 가지는 부작용이다. 약을 복용할 경우 ‘성기능 저하’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립샘비대증의 주된 증상은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것. 전립샘비대증 자체가 성욕이나 발기와 같은 성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전립샘비대증에 걸린 50세 이상 남성 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증상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남성은 성기능 장애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13.7%)이나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깨는 수면 장애(16.1%)에 대한 걱정보다 발기 문제(32.9%)와 성적욕구 저하(21.6)에 대해 걱정한다는 대답이 더 많았다.

○ 역류성 사정장애, 효과 너무 좋아 생긴 부작용
알파차단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성기능 관련 부작용은 ‘역류성 사정장애’다. 이는 사정 시 정액이 모두 배출되지 못하고 역방향인 방광 쪽으로 올라가는 증상이다. 실제 사정 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방광으로 올라간 정액은 나중에 소변과 함께 배출된다. 발기능력이나 성 관계를 맺을 때 전해지는 느낌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알파차단제에서 나타나는 역류성 사정장애는 오히려 효과가 너무 좋아 나타나는 문제”라고 말했다. 즉, 전립샘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강력해 방광 쪽 근육도 함께 이완되면서 정액이 역류하게 되는 것. 이런 증상은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서서히 개선되기도 한다.

5-알파환원효소 저해제에서는 드물게 발기부전과 성욕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5-알파환원효소 저해제의 성분이 비대해진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남성호르몬이 활성화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발기부전과 성욕감소 등이 나타나는 비율은 전체 환자 중 5∼10% 정도. 약 복용을 멈추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 실제 환자들은 혈압 부작용에 대한 걱정 심해
성기능 저하 부작용은 남성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문제다. 하지만 일선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실제 전립샘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성기능 저하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고 전한다. 증세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고령층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실제 고령 환자들은 성기능 저하보다 어지럼증, 혈압저하 등 심혈관계 부작용을 불편해 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심혈관계 부작용은 알파차단제가 전립샘에 작용하는 ‘알파 1A수용체’ 뿐 아니라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알파 1B수용체’에도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이 때문에 고령 환자들은 야간에 소변을 보러 가다가 넘어지거나 골절을 입는 등 2차 피해를 입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심혈관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알파 1A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원리를 가진 중외제약의 ‘트루패스’가 출시돼 환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신헌준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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