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 올해 15개작품 무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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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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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과 국립발레단이 2010년 공연을 대폭 늘렸다. 국립오페라단은 정기공연 작품을 지난해 4편에서 8편으로 늘리고 전국 투어 공연도 대폭 확대한다. 국립발레단도 지난해보다 두 편 늘어난 발레 7편을 제작한다. 두 단체가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토월극장, 자유소극장 포함)를 대관하는 날짜 수도 지난해 136일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277일로 늘었다. 이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고 지원을 45억 원(국립발레단), 50억 원(국립오페라단)에서 각각 75억 원, 80억 원으로 증액한 데 따른 것. 문화부는 “성과를 연말에 엄밀하게 평가해 내년도 지원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늘어난 공연의 양만큼이나 품질도 진일보할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황홀한 파격

감각적·관능적 안무 ‘트리플 빌’ 국내 초연
러시아 고전 발레 극치 ‘레이몬다’도 기대


올해 국립발레단의 정기공연으로 추가된 ‘레이몬다’는 고전발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2009년 ‘해설이 있는 발레’에서 김지영 씨(오른쪽)와 김현웅 씨가 공연하는 모습.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올해 국립발레단의 정기공연으로 추가된 ‘레이몬다’는 고전발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2009년 ‘해설이 있는 발레’에서 김지영 씨(오른쪽)와 김현웅 씨가 공연하는 모습.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발레 7편에 이르는 올해 국립발레단 정기공연은 오늘날 발레 안무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일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전발레부터 컨템퍼러리 발레까지 다양한 안무가의 작품을 ‘골라 보는 재미’가 있도록 구성했다. 올해 정기공연작으로 추가된 작품은 프랑스의 대표적 안무가 롤랑 프티가 안무한 ‘트리플 빌’(7월 15∼18일)과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의 ‘레이몬다’(9월 25∼30일). ‘트리플 빌’은 국내 초연이다.

○ 감정표출 중시하는 프티 안무 ‘트리플 빌’

장인주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은 “프티는 20세기 이후 안무가 중 한번쯤 꼭 거론해야 하는 인물이었지만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않았다”며 “프티의 작품을 정기공연으로 넣은 것은 국립발레단으로서 갖춰야 할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빌’은 ‘아를의 여인’ ‘젊은이와 죽음’ ‘카르멘’을 모은 작품. 고전발레의 바탕 위에 대중적이고 감각적인 감수성을 결합했다.

프티가 1946년 초연한 ‘젊은이와 죽음’에는 특히 무용수의 감정표출을 중시하는 현대무용의 영향이 엿보인다. 영화 ‘백야’의 도입부에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이 작품을 추는 장면이 삽입되기도 했다. ‘카르멘’의 경우 카바레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의상과 분장, 관능적인 안무가 특징이다. 무용평론가 문애령 씨는 “현대무용이 작가 자신의 개인적 감정표현을 중시하는 데 영향을 받은 프티는 이를 한층 객관화해 연애감정이나 그로 인한 비참함 등 보편적인 심리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 고전 발레 아버지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 계승

‘레이몬다’는 고전발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십자군 전쟁에 출정한 기사 장 드 브리앙의 약혼녀 레이몬다 공주가 사라센 영주 압드라호만의 유혹과 협박을 물리치고 마침내 드 브리앙과 결혼한다는 줄거리다. 그리고로비치는 생존 안무가 중 러시아 고전발레의 전통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레이몬다’에서는 고전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를 거의 그대로 계승했다. 무용칼럼니스트 유형종 씨는 “이 작품은 프티파가 말년에 안무한 작품으로 러시아 고전발레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헝가리 민속춤처럼 기존에는 디베르티스망에만 사용됐던 이국적 동작을 주역 무용수의 파드되에 넣는 등 고난도 안무를 선보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기존 발레 비튼 ‘신데렐라’


2009년 정기공연작이었던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신데렐라’와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도 각각 29∼31일과 2월 4∼7일 무대에 오른다. ‘신데렐라’는 작년 공연에서 9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에이프만은 드라마 발레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안무가로 평가받는다. 드라마 발레는 연극적 연출을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장르다. 특히 ‘차이콥스키’는 에이프만이 안무가로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됐다. 국립발레단은 이 외에 제임스 전 씨가 안무한 ‘코펠리아’를 해설이 있는 발레로 4월 27일∼5월 6일 공연하고 12월에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모차르트의 추천… 정명훈의 지휘
‘이도메네오’ 새해 장식… 3월엔 베르디 ‘맥베스’ 예약

18일 열린 ‘이도메네오’ 리허설. 사진 제공 국립오페라단
18일 열린 ‘이도메네오’ 리허설. 사진 제공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국립오페라단의 2010년은 모차르트의 야심작 ‘이도메네오’로 서두를 장식한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해외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해온 성악진이 함께 꾸미는 무대다. 테너 김재형, 소프라노 임선혜와 헬렌 권,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씨가 호흡을 맞춰 21∼2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도메네오’는 모차르트가 25세 때 쓴 작품으로 그의 오페라 ‘7대 거작’의 첫 번째를 장식하는 작품. 아들 이다만테 왕자를 해신(海神)에게 바쳐야 하는 이도메네오 왕의 고뇌, 이다만테를 둘러싼 아르고스의 공주 엘레트라와 트로이의 왕녀 일리아의 갈등을 그렸다. 모차르트 스스로 ‘내 최고 걸작’이라고 공언했지만 빈번한 중창과 합창, 격랑 이는 바다와 바람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야 하는 까다로운 무대효과 등 때문에 자주 공연되지는 않는다.

국내 초연 무대인 이번 공연은 사뭇 화려한 배역진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의 최근 음반 중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르네 야콥스가 지휘한 아르모니아문디사의 전집. 이 음반에서 일리아 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임선혜 씨가 같은 역할로 출연한다. 유럽 무대에서 모차르트 오페라에 700여 회나 출연해온 소프라노 헬렌 권 씨가 엘레트라 역을 맡아 임 씨와 대결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극장 등에서 주역가수로 활동해온 테너 김재형 씨가 이도메네오 왕 역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해온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씨가 ‘바지역할’(여성이 남성 역을 하는 것)인 이다만테 역을 맡는다. 테너 이성은 씨와 소프라노 이상은 씨가 각각 이도메네오와 일리아 역의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다.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전 공연 오후 8시. 2만∼15만 원. 02-586-5282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시즌공연은 다양한 지역과 시대의 작품을 망라한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여는 대형 무대는 3월 베르디 ‘맥베스’, 4월 도니체티 ‘라메르무어의 루치아’, 10월 보이토 ‘메피스토펠레’, 11월 베르크 ‘룰루’를 준비했다. 우수 레퍼토리를 지방도시에서 공연하는 전국 순회공연도 지난해 7개 지역에서 올해 10곳 정도로 확대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투어 오페라 전국 순회공연도 판타지적 요소가 많은 바그너 작품을 골라 20개 지역에서 100회 이상 실시할 예정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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