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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시론/김성태]인터넷 검색정보는 문화척도

입력 2009-12-08 03:00업데이트 2009-1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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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유학 준비를 하면서 처음으로 인터넷을 접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제한된 정보였지만 몇몇 관심 대학의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세상에 이런 게 다 있구나” 하며 놀라워했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불과 십수 년 정도가 흘렀다. 인터넷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힘들다.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읽고, 검색서비스로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하루 2억건 검색정보의 가벼움

많은 사람은 이제 웹포털 서비스로 궁금한 점을 해결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기보다는 먼저 증상을 검색하여 병명이나 상태를 스스로 진단한다. 주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날씨도 시시각각으로 체크한다.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뒤지기보다는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용한다.

다양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인터넷이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음은 이견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인터넷이 강제적으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터넷 정보의 가치가 인터넷에 있는 정보량에 의해서가 아니라 누리꾼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하루에만 2억 건 이상을 검색하는 포털화된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이 다양한 여론을 접하는 공간이자 지식의 공론장으로서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사회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접근의 시대(The Age of Access)’라는 저서에서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기술진화는 과도한 상품화와 영리추구로 건강한 시민사회 기반을 약화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무엇보다도 사람이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에의 적극적인 접근으로 문화적 다양성과 문명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과 같은 기존 미디어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필요한 정보제공으로 사회구성원이 소속감을 갖게 하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여론조성이나 공론화 과정에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이다. 기존 미디어에 대한 정보 소비 행태를 살펴보면 신문 1면부터 보는 경우 보통 정치나 경제 이슈를 읽는다. 텔레비전도 헤드라인 뉴스부터 접하게 돼 있어 자신이 원하는 뉴스가 아니라도 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뉴스 검색은 본인이 원하는 내용에 직접 접근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정보의 소비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 다양한 이슈에 대한 정보 접근과 지식 검색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사회적 이슈에 최소한의 관심을

다음으로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자유롭게 개방, 공유함으로써 좀 더 의미 있는 정보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집단지성’과 같은 인식의 전환 문제가 남는다. 현실세계에서 자유로운 정보교환과 토론을 통한 건전한 여론 조성과 문제 해결이라는 메커니즘을 인터넷에서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관심의 공유, 다양한 문화 가치관의 추구, 자유로운 의사소통 채널의 확보, 상대방 의견 존중이라는 기본 전제가 충족되지 않을 때에는 소통의 부재 즉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 인터넷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반인의 인터넷 이용에서 연예 오락 스포츠와 같은 연성 뉴스 위주의 정보 검색만이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지적 탐구 그리고 개방 참여 공유라는 인터넷 특성을 활용한 자유로운 의견교류와 공론화 과정이 가능해야만 리프킨이 지적한 대로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지키며 건전한 사회기반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김성태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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