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아들’과최고의한해보내는몬테시노스
‘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올 시즌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3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둔 뒤 8월 PGA챔피언십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투어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연이은 쾌거를 거둔 양용은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닌 전담 캐디 A J 몬테시노스(35·미국) 역시 올해 운수대통이다.
신한동해오픈 출전을 위해 13일 1년 반 만에 귀국한 양용은과 동행한 몬테시노스는 마치 자신이 금의환향이라도 한 듯했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는데 아주 좋다. 양용은의 인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양용은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할 때 처음 인연을 맺은 몬테시노스는 스페인계 아버지와 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대학 시절 골프 선수로 활동했다. 핸디캡은 4. 캐디로선 무명이던 그는 꼼꼼한 성격에 유머 감각을 지녀 낙천적인 성격의 양용은과 궁합이 잘 맞았다. 보통 캐디는 우승할 경우 상금의 10% 정도를 받게 된다. PGA챔피언십 우승 상금이 135만 달러였으니 몬테시노스는 단번에 13만 달러 이상을 챙겼다. 올 시즌 양용은의 상금은 348만 달러. 16만 마일을 뛴 미쓰비시 중고차를 타던 그는 양용은의 맹활약 덕분에 새로 장만한 승용차 할부금과 주택 융자금을 모두 갚았다. 몬테시노스는 “차도, 집도 바꿨으니 이젠 뭘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며 웃었다.
최경주(39·나이키골프)의 캐디 앤디 프로저(58·영국)는 6년째 호흡을 맞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프로저는 연습 라운드 때 최경주에게 정확한 야디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코스 구석구석을 훑을 만큼 성실하다. 갈비와 생등심이라면 게 눈 감추듯 한다.
신한동해오픈과 같은 기간 열리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트컵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는 신지애(21·미래에셋)는 전담 캐디 딘 허든(45·호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신지애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본격 데뷔에 앞서 지난해 3월 일찌감치 허든을 영입했다. 잭 니클라우스와 미야자토 아이 등의 가방을 멘 허든은 주급과 인센티브, 숙식, 교통비 등을 합쳐 1억 원 이상의 고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든은 신지애의 영어 과외교사이기도 하다. 올여름 신지애가 주춤거릴 때는 같은 호주 출신인 캐서린 헐의 코치를 소개해 줘 재도약을 도왔다. 신지애가 올 시즌 LPGA투어 상금, 올해의 선수, 신인상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면서 허든까지 덩달아 상한가를 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