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에 신발투척 영웅 돌아온다”

  • 입력 2009년 9월 12일 02시 55분


이라크기자 석방 앞두고 아랍 각지서 선물 답지

지난해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혐의로 수감된 이라크 기자의 석방을 앞두고 아랍 세계는 ‘영웅의 귀환’을 기다리며 들뜬 분위기라고 11일 영국 BBC가 전했다.

복역 9개월 만인 14일 석방되는 문타다르 알자이디 기자(30·사진)는 이제 작은 방송국의 평범한 총각 기자가 아니다. 아랍 세계 전체에서 성원과 각종 선물이 답지하고 있다. 카타르의 한 왕족은 황금으로 된 말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는 그에게 리비아의 최고명예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카를 사주겠다는 사업가도 있고 신붓감도 줄을 섰다. 아랍 유수의 언론사들은 앞다퉈 앵커 자리를 제안했고 여러 이라크 정당은 ‘출마만 하면 당선될 것’이라며 정계 진출을 제안했다.

알자이디 기자가 몸담은 알바그다디야TV도 몸이 달았다. 수감 중에도 월급을 꼬박꼬박 지급한 이 방송사는 “그가 원래 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석방되면 기자회견을 열고 토크쇼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은 “회사의 성가를 높인 그에게 고급 아파트를 사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압력으로 언론인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가족은 전했다. 가족은 “알자이디 기자가 달콤한 제안들을 고사했으며 인권활동가로 활동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알자이디 기자는 지난해 12월 14일 이라크에서 누리 알말리키 총리와 합동 기자회견을 하는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이것은 이라크인들이 주는 작별키스, 이것은 미망인과 고아, 이라크에서 죽은 이들이 주는 선물이다”라며 자신의 구두를 차례로 던져 반미감정이 들끓던 아랍권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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