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여사는 2억시계 버리고, 딸은 美아파트 계약서 찢고

입력 2009-05-14 02:57수정 2009-09-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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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盧 전대통령-정연씨 진술 확보… 증거인멸 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박 전 회장에게서 건네받은 금품과 관련된 증거들을 폐기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노 전 대통령 측이 내놓는 해명도 수시로 달라지고 있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진실 규명에 협조하지 않고 변명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시계는 버리고, 계약서는 찢고?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2006년 9월경 박 전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받은 2억 원 상당의 스위스제 피아제 보석시계 2개를 박 전 회장에 대한 본격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말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소환조사를 받았을 때 “박 전 회장에게서 선물 받은 시계를 집사람이 보관하고 있다가 버렸다”며 이같이 진술했다고 한다. 어디에 버렸는지에 대해서는 “집에 가서 물어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 부부도 2007년 5월 미국 뉴저지의 160만 달러짜리 주택을 사기 위해 선계약금 5만 달러를 지불하고 작성했던 계약서를 찢어버렸다고 한다. 노정연 씨는 넉 달 뒤인 9월 박 전 회장에게서 40만 달러를 송금 받아 집 매입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노정연 씨 부부는 11일 검찰 조사에서 “나머지 주택 매입 대금 115만 달러를 아직 치르지 않았지만 계약이 취소된 게 아니라 유보된 상태”라면서도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계약서를 찢어버렸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시계를 버리고 계약서를 파기한 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증거인멸 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 박 전 회장은 노(盧) 일가의 사금고?

대검 중수부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료를 분석해 2007년 권 여사가 4차례에 걸쳐 10만 달러씩 40만 달러를 미국에 있는 아들딸에게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두 번은 아들 노건호 씨, 두 번은 딸 노정연 씨에게 보냈다. 이 가운데 노정연 씨가 미국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 10만 달러를 받은 것을 포함해 두 차례는 같은 해 6월 말 권 여사가 박 전 회장에게서 100만 달러를 받기 전의 일이다. 검찰은 권 여사가 별도로 돈을 마련해 보낸 뒤 나중에 받은 100만 달러의 일부로 이를 메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 여사는 100만 달러를 건네받은 뒤에도 10만 달러씩 자녀들에게 송금했고 두 달여 뒤인 그해 9월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을 통해 박 전 회장에게 또다시 돈을 요청했다.

○ 노 측, 해명마다 자충수?

노정연 씨가 받은 것으로 새로 밝혀진 40만 달러의 성격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007년 6월 말 박 전 회장에게서 받기로 한 100만 달러에 포함된 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내에서 청와대 관저로 전달된 100만 달러는 환전 서류까지 다 확보됐고, 40만 달러는 APC 계좌에서 미국으로 직접 송금된 돈이어서 서로 다른 돈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 전 비서관조차도 “청와대로 전달된 100만 달러를 직접 확인했고, 40만 달러는 100만 달러와 별도로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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