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화랑에 핀 ‘꽃송이’ 150여점

  • 입력 2009년 4월 17일 02시 56분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

‘신화조도’전 내달 12일까지

‘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모았다. 참여 작가는 30대 중반부터 중견급 이상 17명.’

설명만 듣고 이맘때면 갤러리에서 으레 꽃을 내세워 등장하는 개성 없는 전시려니 했는데 막상 가보니 상당히 공들인 기획전이었다. 5월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02-3479-0146)에서 열리는 ‘신화조도(新花鳥圖)’전.

150여 점을 선보인 전시에서 회화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꽃잎만 크게 확대한 듯한 미니멀한 작품부터 표현적 붓 터치가 드러난 그림, 치밀하고 꼼꼼한 극사실주의 회화까지 다채롭다. 전통 민화를 차용하거나 서양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도 있다. 여기에 철로 만든 대형 조각에 미디어설치작업이 곁들여져 이 꽃 저 꽃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달표 곽석손 구보경 김근중 김승영 김은진 신수진 오이량 장희정 정영한 정태경 차규선 최태훈 최현주 한기창 한만영 홍지윤 씨가 작품을 내놓았다. 대부분 꽃의 사실적 묘사보다 개념적 이해를 근간으로 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작업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지영 실장은 “생명과 치유의 벗으로 꽃에 다가가 보는 전시”라며 “자연의 생명력과 내면의 자유스러움이 표현된 작품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캔버스에 물감을 떨어뜨려 움직이는 생명체 같은 꽃을 표현한 경달표, 무수한 반복 작업을 통해 꽃무더기의 아련한 이미지를 부각시킨 신수진, 박력 넘치는 꽃을 그린 정태경, 액정화면이 담긴 꽃봉오리 설치작업을 내놓은 김승영 등은 꽃의 ‘생명’에 주목한 작가들이다.

전통을 현대화한 작업도 한 갈래를 이룬다. 꽃과 새를 모티브로 글과 이미지를 결합한 홍지윤, 꽃무늬 천을 캔버스에 붙인 콜라주 화조도를 내놓은 장희정이 그렇다. 의료용 X선 필름과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 박스를 활용해 문자도를 내놓은 한기창과 사람과 닮은 기이한 형태의 인삼에 모란꽃을 그린 김은진은 꽃을 치유의 메시지와 연관시킨 상상력으로 눈길을 끈다.

널찍한 전시장에 꽃이 활짝 피었다. 그 꽃을 바라보는 마음도 활짝 피어난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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