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8년간 동물 통해 인간사 배웠죠”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지난달 29일 경기 고양시 SBS탄현제작센터의 ‘TV동물농장’ 스튜디오에서 만난 신동엽과 오랑우탄 ‘오랑이.’ 일곱 살 된 오랑이는 이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신동엽 등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사진 제공 SBS
지난달 29일 경기 고양시 SBS탄현제작센터의 ‘TV동물농장’ 스튜디오에서 만난 신동엽과 오랑우탄 ‘오랑이.’ 일곱 살 된 오랑이는 이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신동엽 등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사진 제공 SBS
SBS ‘TV 동물농장’ 400회 진행

MC 겸 개그맨 신동엽은 방송가에서도 특히 바쁜 스타다. 4개 프로그램에서 MC를 맡고 있고 유재석 김용만 등이 속한 연예기획사 ‘DY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엔 다이어트슈즈업체 ‘아이젝스’의 최고경영자(CEO)로도 취임했다.

그런 그가 8년간 지닌 직함이 있다. SBS ‘TV동물농장’ MC. 2001년 5월 시작해 1일 400회까지 함께했다. 2003년 “쉬고 싶다”며 방송에서 물러났을 때도 이 프로그램은 지켰다. 동물애호가도 아니었던 그가 화려한 연예프로그램도 아닌 TV동물농장을 한결같이 지켰던 이유는 뭘까. 지난달 29일 오후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다.

―400회는 짧지 않은데….

“스스로도 대견하다. 연예인으로 살다 보면 여러 종류의 방송을 만난다.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발산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반대로 힘을 얻고 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TV동물농장은 후자다. 할 때마다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다른 프로그램을 쉴 때도 TV동물농장은 계속 했다.

“말했듯이 오히려 힘을 얻고 가니까. 솔직히 말하면, 교양프로그램이라 출연료도 적다. 인기나 경제적인 측면만 따졌다면 계속하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과 함께 30대를 겪었다. 동물을 통해 인간사를 배운다는 시청자가 많은데 나도 마찬가지다.”

―동물농장 덕분인가. 풍기는 분위기가 여유로워졌다.

“하하, 일조한 부분도 있다. 아빠가 되고 나니 생각도 바뀌었다. 아이가 커서 아버지가 이런 좋은 프로그램도 했구나 하고 생각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멀리 내다보게 된다.”

―그 30대에 결혼도 했지만 회사도 세웠다.

“그래서인지 예전만 못하다고 질책하는 분들도 있다. 방송에 전력투구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종의 ‘숨고르기’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여러 가지로 미래의 꿈을 향해 투자하는 시기다.”

―그 사이 유재석 강호동이 ‘연예 2강’ 체제를 굳혔다.

“두 사람의 에너지는 엄청나다. 지금 대세를 이룬 리얼 버라이어티쇼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들이다. 내 스타일은 좀 다르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을 필요는 없지 않나. 기존 스타일과 다른 방송을 준비 중이다.”

―미래의 꿈이란 것과도 연관이 있나.

“몇 년 뒤 새로운 형식의 방송을 해보려 한다. 사업도 최종적으론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성인 취향의 콩트와 토크쇼, 시트콤에 다큐멘터리적인 요소가 뒤섞인 실험적 방식이 될 것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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