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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D-5]‘5·18’에 저격당한 우승 꿈

입력 2007-06-21 03:01업데이트 2009-09-27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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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제34회 황금사자기 야구대회 결승에서 광주일고 선동렬(현 삼성 감독)을 무너뜨린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선수들이 우승기를 앞세우고 기념 행진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1980년 제34회 황금사자기 야구대회 결승에서 광주일고 선동렬(현 삼성 감독)을 무너뜨린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선수들이 우승기를 앞세우고 기념 행진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5·18 때문에 우승을 놓친 셈이죠.”

선동렬(44·사진) 삼성 감독은 1980년 제34회 황금사자기야구대회 결승에서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에 우승컵을 내준 것이 당시 광주의 계엄 상황 때문이었다고 20일 털어놓았다.

그는 야구 명문 광주일고 재학 당시 최고 우완투수로 손꼽혔다. 하지만 황금사자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고교 1학년 때인 1978년 대회 2회전에서는 서울고에 2-3, 이듬해 대회 때는 1회전에서 강호 경북고를 만나 4-9로 졌다.

선 감독은 1980년 대회에서 광주일고를 결승에 올려놓은 주인공. 이 대회 8강에서 마산상고에 7-0 7회 콜드게임승, 4강에서 천안북일고와 10회 연장 끝에 4-2로 이겼다.

선 감독은 선린상고와의 결승전을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선발 등판했지만 선린상고에 3-5로 역전패했다. 유지홍(현 LG 스카우트)에게 역전타, 박노준(현 SBS 해설위원)에게 2점 홈런 등 3타점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된 것.

1980년 10월 6일자 동아일보는 8면 톱기사로 ‘왼팔의 진주 박노준이 황금의 오른팔 선동렬의 방탄막을 뚫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회 감투상을 받은 선 감독이 수준 높은 투구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매 경기를 연투하며 체력이 떨어졌고 선린상고 박노준이 잘 치기도 했죠. 하지만 당시 광주는 총소리가 빈번하게 들리는 등 살벌한 분위기여서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정부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고 학교도 임시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선 감독은 학교에서 합숙훈련을 할 수 없게 되자 당시 송정동 본가에서 개인 훈련을 해야만 했다. 선 감독의 아버지 선판규(지난해 작고) 씨가 광주일고 조창수 감독과 일부 선수를 오토바이에 태워 집에서 함께 훈련하도록 돕기도 했다. 군인들이 선 감독의 집으로 쳐들어와 위협한 적도 있다고 했다.

“개인 훈련이 3주 넘게 이어졌어요. 선수들이 각자 집에서 개인 훈련을 하다 보니 팀워크가 부실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황금사자기에 나섰으니….”

하지만 선 감독은 “광주일고 후배들이 1983, 1984년과 2005년에 황금사자기 우승의 꿈을 이뤄줘 대리 만족을 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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