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한국 청소년, 소비만 알고 저축은 “글쎄요”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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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은행의 ‘캥거루 통장’, 하나은행의 ‘신꿈나무 적금’, 외환카드의 ‘파워체크카드’.
최근 금융권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은행의 ‘캥거루 통장’, 하나은행의 ‘신꿈나무 적금’, 외환카드의 ‘파워체크카드’.
《최근 미국 씨티그룹은 한국과 대만, 홍콩 3개국의 15∼18세 청소년 900명을 대상으로 금융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 300명 가운데 168명(56%)이 전혀 저축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홍콩과 대만 청소년들은 80% 이상이 매주 저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저축하는 액수도 차이가 났다. 홍콩 청소년의 1주일 평균 저축액은 92.5홍콩달러(약 1만1131원), 대만 청소년은 267.5대만달러(약 7629원)인 반면 한국 청소년들은 3365원 저축하는 데 그쳤다.

한국 청소년이 저축을 잘 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 무분별한 소비 습관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 지출 등 예산을 짜면서 계획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한국 청소년은 14%에 불과했고,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응답자는 67%에 이르렀다. 응답자들이 ‘무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 영어,수학만큼 중요한 금융교육

한국 청소년 응답자들은 소비 계획을 세우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 “내 스타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소비 계획을 세워야 하는 필요에 대해 한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아쇼크 바스와니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비자금융 대표는 “한국 청소년들은 빠르게 소비를 늘려왔지만 늘어난 소비에 어울리는 경제생활 및 금융 관련 지식은 매우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한국 부모들의 자녀 교육 열기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영어·수학과는 달리 금융에 관한 교육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행이 최근 중고등학교 사회(경제)과 교사 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교육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들 가운데 72%는 “학생들의 경제현상이나 경제교과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다”고 응답했다.

○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금융상품

청소년을 위한 가장 좋은 금융 교육 방법은 이들로 하여금 직접 돈을 모으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올바른 소비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어린이·청소년 금융 상품을 활용하면 이런 ‘체험형 교육’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민은행은 만 19세 미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캥거루 통장’을 판매한다. 4만 원 이상 소액을 최고 18년까지 매월 납입할 수 있다.

이자는 연 3.65%이지만, 출산장려를 위해 둘째 이후 자녀가 가입하면 출산장려우대금리 0.2%포인트를 준다. 또 오래 저축하는 습관을 위해 2년 이상 저축을 해도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자동이체 우대금리도 0.1%포인트가 있어 우대금리를 모두 합하면 최고 연 4.1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셋째 자녀부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신꿈나무 적금’을 선보였다. 금리는 연 3.9%지만 우대금리를 합하면 최고 연 4.2%가 가능하다. 또 5만 원 이상을 자동이체하면 교통사고, 학교에서의 상해 등을 보장하는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준다.

은행과 카드사에서 발급하는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소비습관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다.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장 잔액을 확인할 수 있어 절약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것. 또 사용액수에 따른 포인트도 쌓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소비를 고민하게 해 준다. 만 14세 이상이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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