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생각의 보물창고]아일랜드

《지난번 강의에서 낸 퀴즈의 정답부터 말씀드려야겠죠? 우선 ‘초코파이’의 숨은 뜻은 외부세계에 대해 문을 꼭 걸어 잠근 초원이의 ‘닫힌 세계’라고 할 수 있죠. 또 ‘얼룩말 무늬’는 초원이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자유’이고요. 자세한 설명은 온라인 강의에서 보시고요. 오늘은 두 번째 영화 ‘아일랜드’를 살펴볼게요.》

[1] 스토리 라인

2019년, 수백 명의 사람이 일거수일투족을 통제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오염돼 멸망한 세계에서 격리된 선택받은 인간’이라는 믿음 속에서 이상향인 ‘아일랜드’로 가게 될 날만을 기다리죠. 어느 날 호기심 많은 ‘링컨6-에코’(이완 맥그리거)는 외부 세계로 연결된 통로를 발견하고, 아일랜드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들은 의뢰인에게 장기를 제공하기 위해 배양된 클론(복제인간)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말이죠. 링컨6-에코는 같은 복제인간인 ‘조던2-델타’(스칼렛 조핸슨)와 함께 탈출합니다.

[2] 주제 및 키워드

우리는 ‘복제인간’을 다룬 영화라고 하면 기계적으로 ‘정체성(正體性)’, 영어로는 ‘아이덴티티(identity)’라는 단어를 떠올리죠. 하지만 정체성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면, 그건 여러분 역시 주입식 교육이 만들어낸 ‘복제인간’이 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자,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영화를 살펴보세요.

물론 아일랜드는 ‘나(복제인간)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담고 있으므로 ‘존재의 본질’, 즉 정체성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죠. 하지만 이 영화는 복제인간이란 소재에 빗대어 뭔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해요. 그건 뭘까요?

바로 ‘자유’와 ‘해방’이에요. 링컨6-에코는 ‘왜 매일 똑같은 옷을 입어야 하지’, ‘왜 화요일엔 꼭 두부를 먹어야 하지?’ 하면서 늘 뭔가를 궁금해하고 현실에 불만을 품죠. 결국 그는 안락한 삶마저도, 그게 누군가가 강제적으로 부여한 삶이라면 진정 자신의 삶이 되지 못한다는 진리를 깨닫고 탈출을 감행하죠.

[3] 생각 넓히기

여기서 상상의 날개를 펴 봅시다.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복제인간’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 있는 건 아닐까요?

북한 동포들을 예로 들어 보죠. 그들 중 다수는 링컨6-에코처럼 누군가가 부당하게 만들어 놓은 규칙과 질서에 억눌려 살면서도 ‘우리는 선택받은 존재’라는 잘못된 믿음을 강요당하죠. 마음속 진정한 이상향 ‘아일랜드’를 찾아 바깥세계로 탈출하는 링컨6-에코의 모습에는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어 탈출하는 북한 동포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겹쳐지는 것이죠.

“아일랜드란 정말로 있었어. 그건 바로 우리 자신이야(The Island is real. It is us).”

조던2-델타의 이 말은 정말 진리예요. 희망의 땅 아일랜드는 알고 보니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복제인간들 자신이었던 것이죠.

[4] 엉뚱하게 생각하기

혹시 이런 생각 해 봤어요? 영화가 미래사회의 빈부격차 문제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암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영화에서 복제인간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건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이들은 거액을 주고 자신의 복제인간을 만든 뒤 자신의 건강이 나빠졌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그 복제인간에게서 떼어낸 장기를 이식받음으로써 영생을 누리려 하죠. 결국 아일랜드는 미래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게 될 빈부격차가 ‘수명의 격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죠.

[5] 내 생각 말하기

오늘은 영화 아일랜드에 관한 퀴즈를 통해 여러분의 과학 지식을 테스트해 볼까 해요. 영화 속 다음 네 장면은 과학적으로 볼 때 진실일까요, 거짓일까요? 하나, 복제인간은 어른상태로 배양되어 태어난다. 둘, 복제인간과 의뢰자의 지문은 똑같다. 셋, 복제인간과 의뢰자의 키가 서로 다르다. 넷, 난생처음 오토바이를 타는 복제인간은 의뢰인이 그러하듯 오토바이를 기가 막히게 운전한다.

이 진실게임에서 여러분은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잊지 마세요. 늘 여러분이 그토록 찾아 헤매는 ‘아일랜드’, 즉 희망은 알고 보면 여러분 자신이란 사실을 말이죠.

“The Island is real. It is you!”

☞정답은 다음 온라인 강의에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