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산업 마케팅이 문제다…정부차원 육성전략 미흡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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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의료산업은 암 치료, 미용·성형 분야에서 미국에 근접한 높은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의료비는 미국의 10%에 그쳐 해외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외국환자들이 국내 병원에서 의사소통하기가 어렵고 병원의 서비스 정신도 떨어져 해외 환자 유치에 뒤처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13일 발표한 ‘동북아 의료허브 가능성과 추진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6대 암(위, 간, 폐, 대장, 유방, 자궁)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해 완치율이 미국 수준에 이른다.

특히 자궁경부암과 위암의 완치율은 각각 76.4%와 43.9%로 미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또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등의 국내 의료기술 수준은 미국 의료기술의 9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평균 의료비 수준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각각 10분의 1, 5분의 1 수준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담낭절제술은 한국이 30만9000원인데 비해 미국은 223만5000원, 일본은 152만3000원에 이른다.

보고서는 그러나 국내 병원 의료진의 외국어 소통능력이 부족하고 의료 문화의 차이로 인해 사생활 보호가 잘 지켜지지 않는 등 서비스 정신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국내 병원들이 우수한 의료진 및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마케팅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외국 의료인력 국내연수 프로그램, 해외병원과의 교류협정을 맺어 외국인 환자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무역연구소 이인호 무역조정팀장은 “싱가포르, 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의료부문을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라며 “한국도 병원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영리법인 허용 등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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