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위폐협의체 만들자”…이근, 뉴욕접촉서 제안

입력 2006-03-09 02:59수정 2009-09-30 09:4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국을 방문 중인 이근(李根)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7일(현지 시간) 북-미 접촉에서 위조지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미 비상설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이날 뉴욕에서 위폐 문제와 관련한 북-미 접촉을 한 뒤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위폐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 주면 제조자를 붙잡고 종이 잉크 등을 압수한 뒤 이것을 미 재무부에 통보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은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이 국장은 전했다.

또 이 국장은 “미국이 (북한의)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차단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금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 은행에 북한 계좌를 한 개 개설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금융제재 해제는 아니더라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대한 제재라도 풀어야 6자회담에 나가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는 미국의 금융제재로 곤경에 처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한 정치적 타협은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므로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일지는 일단 부정적이다.

이 국장은 북한 당국이 위폐 제조에 개입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우리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1일 우리 인민보안성은 마약 거래 관계자들을 사형에까지 처한다는 포고령을 공포했다”며 “만약 개별적으로 불법 행위에 가담하는 자들이 있다는 자료가 확인되면 우리는 언제든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국장은 북-미 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경수로 제공 시점에 대해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융통성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전날과 달리 한국 측 관계자가 빠진 채 진행된 이날 북-미 간 접촉을 끝낸 뒤 캐슬린 스티븐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나 “양측 모두 최근의 현안들을 명확히 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븐스 부차관보는 “오늘 접촉은 미 재무부가 주도한 것으로 6자회담 재개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이날 접촉을 끝낸 뒤 기자들에게 “쌍방이 서로의 관심사와 우려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유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금처럼 ‘압박’(미국의 금융제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