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14세 항일지사, 그 높은 뜻 기립니다”

  • 입력 2006년 3월 8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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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항일지사로 알려진 전남 여수 출신 주재연(朱在年·1929∼1944·사진) 열사 기념사업이 올해부터 추진된다.

주 열사는 14세 때이던 1943년 여수에서 “일본이 패망할 것”이라고 말한 뒤 옥살이하다 이듬 해 숨졌다. 최근에야 일제하 재판기록이 나오면서 최연소 항일지사로 확인됐다.

당시 광주지법 순천지원의 재판기록(1944년)에 따르면 그는 돌산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부모의 농사를 돕던 중 “조선독립의 실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을 수시로 하고 다녔다.

특히 마을 뒷산 큰 돌 4개에 ‘朝鮮日本別國’(일본과 조선은 딴 나라), ‘日本島鹿 敗亡’(일본 섬놈들은 패망한다), ‘朝鮮萬歲’(조선만세), ‘朝鮮之光’(조선의 빛) 등 문구를 직접 새겼다고 기록돼 있다.

주 열사는 1943년 9월 23일 일경에 체포돼 징역 8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 일제 경찰이 ‘어린 나이에 단독으로 범행했을 리가 없다’며 배후를 추궁하며 고문을 가해 이듬 해 1월 석방된 뒤 한 달 여 만에 숨졌다.

도는 여수시와 함께 ‘소년 지사 주재연 현창사업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 사료 수집에 나서는 등 구체적인 사업 방안을 세울 예정이다.

박준영(朴晙瑩) 전남지사는 “2009년 제90주년 3·1절 기념식을 주 열사 기념사업 현장에서 준공식과 함께 치르겠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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