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와중에 파티 곤란”…日 이슬람권 천황생일축하회 취소

입력 2003-12-04 18:40수정 2009-09-2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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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주재 일본 대사관들이 테러 발생을 우려해 12월 연례행사인 천황 생일축하회를 속속 취소하고 있다. 현 아키히토(明仁) 천황의 생일은 12월 23일로 일본의 공휴일이다.

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최근 대형 테러가 발생한 이라크와 터키 외에도 과거 테러가 있었던 탄자니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주재 일본 대사관이 올해 천황 생일축하회를 취소했다.

과거 ‘천장절(天長節)’로 불렸던 천황 생일축하회는 일본 외교의 연례행사로 각국 외교관과 현지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는 게 관례였다.

외무성 관계자는 “축하회 개최 여부는 현지 공관의 자체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영국 주재 대사관도 조의를 표하는 뜻에서 올해 생일축하회를 갖지 않기로 했다. 이라크에 파견했던 외교관이 피살됐기 때문.

1996년 페루 주재 일본 대사관에서는 천황 생일축하회를 갖는 도중 무장 게릴라들이 대사관에 난입해 4개월간 대사 등을 인질로 삼아 점거극을 벌인 적도 있다. 독립운동가인 윤봉길(尹奉吉) 의사가 1932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일본군 대장 등을 폭살한 날도 천장절이었다. 한편 중국 외무부는 일본과 국교 관계가 없는 대만에서 일본의 민간교류단체가 주최하는 형식으로 천황 생일축하회를 열려하자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대만에서 천황 생일축하회가 강행될 경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로 불편해진 중-일관계는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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