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 50년’ 라디오작가 김광수씨 권력자 13인 어록 펴내

입력 2003-12-01 19:12수정 2009-09-2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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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은 엄연히 현행 헌법입니다. 나는 권투경기장에서 심판을 보듯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입니다.”(최규하 전 대통령· 1979년 11월 22일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와 시국 요담 중)

“나는 홀딱 벗었습니다. 그러나 김씨 여러분, 본인 노씨는 믿습니다. 쇠(金)는 화로(盧) 속에 들어오면 녹아버린다는 것을.”(노태우 전 대통령·1987년 6·29선언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MBC라디오 드라마 ‘격동 50년’의 작가인 김광수(金光洙·53·사진)씨가 역대 통치권자들의 어록, 일상, 그들의 정치적 열망 등을 정리한 책 ‘역사에 남고 싶은 열망-한국의 통치권자’(현암사)를 1일 출간했다. 자신이 집필해 KBS 라디오에서 1997∼2000년 방송된 ‘20세기 한국사’를 기초로 쓴 것.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부터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통치권자 13인이 역사적 중대 고비를 맞아 내놓은 한마디를 정리한 것. 통치권자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도 포함됐다.

을사조약을 체결한 고종 황제는 “오백년 종묘사직이 짐의 대에 와서 허사가 되도다. 내 죽어 무슨 낯으로 열성조를 뵐꼬”라고 탄식한다. 윤봉길 의사에게 폭탄을 전달하며 백범은 “선생은 이 폭탄과 함께 조국의 장래를 맡아 가는 것이오. 지하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은 후 남긴 마지막 말 “난 괜찮아”는 5·16 현장에서 이미 그가 내뱉은 것이었다. “사람이 총알을 피할 순 없어. 총알이 사람을 피하는 거야. 구차하게 피하지 마라. 주사위는 던져졌어. 난 괜찮아.”

노무현 대통령의 ‘한마디’로 저자는 “노사모 여러분, 우리가 크게 사고 쳤습니다!”(2003년 1월 11일)를 꼽았다.

저자는 “최고 권력자들의 입에서 나온 ‘그들의 진실’과 ‘그들이 왜곡한 진실’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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