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명 이라크서 피살…무장괴한 총격받아 2명은 중태

입력 2003-11-30 18:21수정 2009-09-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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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30일 한국인들이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2명이 숨지고 2명은 중태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오후 이라크 현지에서 미국 회사의 하청을 받아 송전탑 건설 사업을 하는 서울의 오무전기(대표 서해찬) 소속 직원 4명이 차량으로 이동 중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 이광재(李光宰) 아중동국장은 “손세주(孫世周) 이라크 대리대사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은 바그다드의 하야트타워 호텔에 묵고 있었으며 이날 티크리트로 가던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 2명의 신원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고, 중상을 입은 이상원, 임대식씨는 미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현지에서 근무 중인 오무전기 직원은 모두 6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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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본보와 통화한 오무전기의 한 직원은 “현재 서 사장은 이라크에 머물고 있으며 이라크 현지로부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30일 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한국인 피살 사실을 긴급 보고했으며 1일 0시20분경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한국인 인명 손실이 현실화됨에 따라 파병 반대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정부의 파병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숨진 한국인 2명이 탔던 승용차의 뒤쪽 창문에 큰 구멍이 뚫려있다.[AP]

한편 외교부는 한국인 피살 사건이 확인된 직후 현장에 대사관 직원들을 급파해 정확한 피습경위 파악에 나서는 한편 이라크에 남아있는 상사 주재원들에게 긴급 안전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5시경(현지시간)에는 같은 고속도로 상의 약간 떨어진 지점에서 바그다드 주재 일본대사관 차량이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아 일본 외교관 2명이 사망했다. 일본 외교관들은 이날 티크리트에서 개최된 현지 이라크 재건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길이었다.

이라크전 개전 이후 일본인, 특히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에 파견된 외교관이 피살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정부의 자위대 파병 계획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인근 고속도로에 사상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묻은 천 등이 널려있다.[AP]

일본 외교관 피습 사건이 발생하기 1∼2시간 전엔 스페인 정보장교 8명이 2대의 민간인 차량에 나눠 타고 바그다드 남쪽에서 30km 떨어진 알 마흐무디야를 지나다 페다인 민병대로 보이는 저항세력의 매복 공격을 받아 7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주요 파병국 요원에 대한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 주재 일본대사관 소속으로 이라크 현지에 장기 출장 중이던 오쿠 가쓰히코(奧克彦·45) 참사관과 이라크 주재 일본대사관의 이노우에 마사모리(井上正盛·30) 서기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피살 보고를 받은 뒤 “일본은 이라크 부흥지원에 책임이 있는 국가로서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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