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압수수색]“대규모 외자유치 눈앞인데 웬 날벼락”

입력 2003-11-27 18:59수정 2009-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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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현대캐피탈 본사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이는 동안 취재진을 포함해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검찰 수사팀이 들이닥친 시간은 오전 11시경. 20여명의 수사팀은 곧바로 10층 재무팀으로 직행했다. 수사팀을 지휘한 양부남 검사는 이계안(李啓安) 회장에게 압수수색 사실을 통보했다.

마침 손님을 맞고 있던 이 회장은 양 검사에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데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대규모 외자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수사팀은 2시간반에 걸쳐 압수수색을 마친 뒤 회계장부와 전산자료 등을 박스 19개에 담아서 가져갔다.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로 인해 기업 경영이 타격을 입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로 정 회장의 둘째사위인 정태영(丁太暎)씨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다. 자동차 할부 금융과 소비자 대출 사업을 주로 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오늘 현대캐피탈을 할 줄 몰랐다. 혹시 아는 게 있느냐”고 되묻는 등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현대차는 그동안 검찰수사에 대해 다른 그룹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에서 메가톤급 파괴력을 가진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대선자금 제공과 관련한 중요한 자료를 이미 검찰에 자진 제출했다는 말도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차 기아차와 금융거래가 많은 현대캐피탈이 압수수색 대상이 된 점에 대해 현대차측은 긴장하고 있다. 혹시 현대캐피탈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나면 이 회사와 거래가 많은 현대차나 기아차로 조사가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후원금을 회사 또는 임직원 명의로 냈지만 모두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했다고 해명해왔다.

한편 검찰이 이날 현대차 그룹 계열사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함으로써 SK LG 삼성 등 국내 상위 4대그룹 계열사가 모두 압수수색을 당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재계로선 제발 빨리 수사가 마무리되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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