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재난’…“아프리카의 고통 왜 잊고있나”

입력 2003-11-24 19:25수정 2009-09-2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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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이 이라크 사태에 쏠려 있지만 지구촌 다른 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유엔은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서 지난주 ‘잊혀진 재난’ 21개의 목록을 발표했다.

이 중 17개가 아프리카에 집중돼 아프리카가 ‘잊혀진 대륙’임을 입증했다. 나머지 4개 재난에는 북한의 식량부족도 포함돼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2일자)는 미국의 내년 이라크 원조액이 186억달러(약 22조1340억원)인 반면 유엔이 ‘잊혀진 재난’에 시달리는 21개국을 위해 국제사회에 요청한 원조액은 30억달러(약 3조57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부가 미국에 의해 축출되기 몇 주 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유혈 정부 전복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 나라가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끈 때는 1977년 독재자 보카사가 나폴레옹 황제를 흉내 낸 화려한 대관식을 벌였을 때뿐이다. 이후 3번의 쿠데타와 7번의 쿠데타 시도가 있었지만 이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유엔은 4월 이 나라를 위해 900만달러(약 107억1000만원)의 원조를 세계 각국에 요청했지만 20%밖에 걷히지 않았다.

원조가 편중된 이유는 원조 공여국의 이해관계나 편견 때문. 공여는 대부분 과거 식민지나 인접국에 집중된다. 일본이나 호주의 원조는 아시아 국가에 몰리고, 유럽은 아프리카보다는 동유럽 원조를 선호한다.

심지어 유엔의 편견까지 작용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유엔은 ‘잊혀진 재난’ 목록을 발표하면서 팔레스타인에는 3억5000만달러(약 4165억원)의 원조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보다 1000배나 많은 인명이 희생된 콩고에는 1억8700만달러(약 2225억원)만을 요청했다.

국제사회 원조가 북한과 짐바브웨처럼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그렇다고 원조를 끊으면 당장 대규모 기아사태로 이어지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고 이 잡지는 밝혔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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