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能 공신력 위기…언어영역 사상 첫 복수정답 인정

입력 2003-11-24 18:21수정 2009-09-2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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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 문제에 두 개의 답이 인정되는 대학입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994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문제 출제 오류로 복수 정답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승(李鍾昇)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어영역 짝수형 17번 문항에 대해 관련 학회와 수능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종합 검토한 결과 원래의 정답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의 배점은 2점이며 전체 수험생 가운데 약 70%(44만7300여명)가 5번을 정답으로 골랐고 15%(9만5850여명)만이 3번을 정답으로 선택했다고 평가원은 밝혔다. 수능 전체 평균도 약 1.4점 올라 5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0.6점가량 이득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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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63만9000여명에 이르는 수험생의 답안지를 재채점하고 성적을 재처리하는 작업이 불가피해져 수능의 공신력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이로써 평가원이 6일 발표한 표본채점 결과를 믿을 수 없게 돼 다음 달 2일 수능 성적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 수험생들은 지망 가능 대학을 선정하는 데 큰 혼란을 겪게 됐다.

또 이 문제의 3번을 정답으로 선택한 수험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오답 및 복수 정답 시비가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재검토 요구가 잇따르는 등 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이날 “언어영역 이외에 정답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었던 다른 문항들도 출제진이 면밀히 검토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나 정답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재채점에 따른 대입 일정 차질 여부에 대해 “수능 채점이 거의 완료단계에 있고 해당 문항에서 5번을 정답으로 인정하는 작업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당초 예정대로 12월 2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수능이 끝난 뒤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두고 논란이 되는 문항에 대해서는 해당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정답을 확정하는 등 수능 체제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수능의 공신력은 떨어지게 됐지만 문제를 솔직히 시인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평가해 달라”면서 “우선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 뒤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고 말해 사퇴할 뜻을 내비쳤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건의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검토한 뒤 조만간 교육부의 방침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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