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李鍾昇)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어영역 짝수형 17번 문항에 대해 관련 학회와 수능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종합 검토한 결과 원래의 정답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의 배점은 2점이며 전체 수험생 가운데 약 70%(44만7300여명)가 5번을 정답으로 골랐고 15%(9만5850여명)만이 3번을 정답으로 선택했다고 평가원은 밝혔다. 수능 전체 평균도 약 1.4점 올라 5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0.6점가량 이득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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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63만9000여명에 이르는 수험생의 답안지를 재채점하고 성적을 재처리하는 작업이 불가피해져 수능의 공신력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이로써 평가원이 6일 발표한 표본채점 결과를 믿을 수 없게 돼 다음 달 2일 수능 성적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 수험생들은 지망 가능 대학을 선정하는 데 큰 혼란을 겪게 됐다.
또 이 문제의 3번을 정답으로 선택한 수험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오답 및 복수 정답 시비가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재검토 요구가 잇따르는 등 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이날 “언어영역 이외에 정답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었던 다른 문항들도 출제진이 면밀히 검토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나 정답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재채점에 따른 대입 일정 차질 여부에 대해 “수능 채점이 거의 완료단계에 있고 해당 문항에서 5번을 정답으로 인정하는 작업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당초 예정대로 12월 2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수능이 끝난 뒤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두고 논란이 되는 문항에 대해서는 해당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정답을 확정하는 등 수능 체제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수능의 공신력은 떨어지게 됐지만 문제를 솔직히 시인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평가해 달라”면서 “우선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 뒤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고 말해 사퇴할 뜻을 내비쳤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건의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검토한 뒤 조만간 교육부의 방침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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