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앞바다 고려선박의 청자 등 유물 조사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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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를 많이 실은 채 침몰해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해저에서 지난달 발견된 고려선박에 대한 추가조사 결과 다량의 고려청자와 선원들이 사용하던 생활용기가 출토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윤방언) 조사단은 지난달 21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결과 고려청자를 비롯해 시저(匙箸) 받침대, 청동숟가락, 철제솥 등 유물 5266점을 인양하는 한편 선박구조를 확인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선박은 저판(바닥판)과 일종의 외판인 만곡종통재(彎曲縱通材)를 2단으로 짜서 붙인 특이한 구조였다.

유물 매장 상태로 보아 선체는 전복되지 않고 바로 가라앉은 것으로 판단됐다.

또 청자를 어떻게 포장했고 어떻게 배에 실었는지 하는 방식도 확인됐다.

청자는 운송 중의 파손을 막기 위해 아래위로 포개면서 그 사이에는 갈대나 짚을 넣었으며, 청자 열과 열 사이에는 나무 쐐기를 넣어 분리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쐐기용 나무는 소나무로 밝혀졌다.

출토 청자는 무늬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종류별로는 대접, 접시, 완, 유병 등 이전 긴급탐사에서 조사된 종류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청자 시저(匙箸) 받침대는 완도 및 비안도 해저 유물조사에서는 확인된바 없는 출토품으로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저란 젓가락과 숟가락을 아울러 일컫는 말로 이번 발굴은 당시 일상생활에서도 시저 받침대를 사용했음을 밝혀주는 자료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려청자류 중에는 광구병(아가리가 넓은 병)과 편병(전체로는 몸체가 둥근 가운데 한쪽 면만 편평하게 만든 병)이 발견됨으로써 고려청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체 중간부분에서 철제솥이 발견되고, 주변에 있던 돌이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선상에서 선원들이 식생활을 했음이 밝혀졌다.

조사단은 "이번 조사 성과가 청자의 역사적인 성격 및 유통 항로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내년 선체 인양 조사를 실시하면 이전에 조사된 완도선(11세기) 달리도선(14세기)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 한선(韓船)의 발달과정을 밝히는 데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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