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회의]美中日 회의 참석자 인터뷰

입력 2003-11-23 19:02수정 2009-09-28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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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프리처드 前 美국무부 대북담당대사▼

“5자가 대북 안전보장에 합의하고, 북한의 핵 시설 동결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은 다시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잭 프리처드 전 미 국무부 대북교섭 담당대사(브루킹스 연구소 객원연구원)는 2차 6자회담에서 안전보장과 핵동결 문제가 조율되지 않으면 6자회담 자체가 결렬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원칙적 합의(agreement in principle)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질적인 성과,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에 법적인 효력을 갖는 협약(treaty)이나 미 의회의 승인을 받은 형식의 대북 안전보장을 해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 다만 5개국이 서면 안전보장에 동의하면 미 의회가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형식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가 이를 공식 가결하는 형식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북한의 관계가 최근 대화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많다. 이를 대북 정책기조 변화(strategic shift)로 해석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현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전술적 변화(practical shift)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협상은 백악관이 최우선으로 꼽는 ‘선택’은 아니다. 다만 이라크 위기와 함께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 없다는 결론 끝에 나온 매우 실리적인 조치다.”

―경수로 사업이 앞으로 1년간 중단되는데….

“경수로 사업은 일시 중단됐지만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 공급 얘기가 다시 나올 때 그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기구는 KEDO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스인훙 中 人民大 교수▼

“중국은 북한의 정권교체가 아닌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 북한 핵은 동아시아 핵 보유 경쟁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중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이렇게 요약했다.

―중국 정부 내에서 북한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정책 1순위다. 북핵은 중국에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잠재적 위험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내에 북한의 정권교체를 바라는 세력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다. 정권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진다면 중국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 올 것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북한을 ‘악’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의도를 뭐라고 보나.

“럼즈펠드 장관으로 대표되는 미 행정부 내 매파들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매우 어리석은 발언이다. 그들은 북핵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난다면 중국은 어떻게 하나.

“중국은 우선 전쟁에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다.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내키진 않겠지만 동맹국인 북한에 무기와 식량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파병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식량과 중유 지원을 약속했다는데….

“잘 모르겠다. 북한은 중국을 잘 알고 있고,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때문에 어떤 대가를 약속하지 않아도 중국이 ‘이렇게 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압력이 된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이즈미 하지메 日 시즈오카대 교수▼

일본 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대북 경수로사업은 6자회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100%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KEDO는 경수로사업의 종결이 아닌 ‘1년간 잠정 중단’을 결정했을 뿐인데….

“미국은 북한에 짓고 있는 경수로 발전시설에서도 (북한이)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북한은 외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그렇더라도 KEDO 이사국인 한미일과 유럽연합(EU)은 경수로 제공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먼저 깼다. 1년간 잠정 중단은 완전 중단을 공식 발표하기 어려운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랬을 뿐이다. 이미 1조5000억원가량이 투입된 경수로사업을 종결할 경우 한국 일본 정부는 손해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또 한국은 내년 4월에 총선이, 일본은 7월에 참의원(상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보나.

“미국은 1차 회담에서 양보를 했다. 정권교체를 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젠 북한이 양보할 차례다. 북한은 향후 회담에서 (핵개발) 현상 유지 카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도 당분간 시간을 번다는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내 반(反)북한 정서가 심각한 수준인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의 경험 때문에 ‘핵 알레르기’라는 표현이 생겼다. 북한은 이를 이해해야 한다. 특히 북한은 향후 대북 경제원조의 상당 부분을 일본이 맡게 될 것이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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