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연합司 이전땐 對北전력 타격”

입력 2003-11-22 01:55수정 2009-09-28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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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잔류부지 규모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이견이 첨예화되면서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사령부의 한강 이남 이전안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1일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이 한나라당에 보고한 미국의 주한미군 한강 이남 이전 방침은 특히 이라크 추가 파병을 둘러싸고 한미동맹의 이상기류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미국은 주한미군 재배치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나 한미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해왔으나 미군기지 이전의 주 목적은 유사시 북한군의 장사정포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미국이 한미연합사와 유엔사 이전 카드를 꺼낸 것은 6·25전쟁 이후 반세기가 넘게 서울 이북지역과 최전방을 방호해온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을 더 이상 맡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미국의 신군사전략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이 실현될 경우 대북 억지력의 약화와 대외신인도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미측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 가급적 두 핵심시설은 서울지역에 상당기간 주둔시키고 한국군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많다.

물론 일각에선 한국군의 향상된 능력과 현대전의 특징을 감안할 때 주한미군이 한강 이남으로 빠지더라도 심각한 안보공백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또 연합사 등을 이전하더라도 첨단 통신기술을 활용한 화상회의 등을 통해 한미 군 당국간 업무 협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미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가 끝난 뒤 연말까지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합의점을 찾기로 했으나 현재로선 성사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미국은 용산에 잔류할 1000여명의 미군과 가족, 군무원 등 60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충분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연합사 등을 경기 오산과 평택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이나 정부는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할 때 17만평 이상의 부지는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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