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청사만 건립 추진에도 시민단체 강한 반발

입력 2003-11-20 19:05수정 2009-09-28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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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옛 경기여고 부지에 주한 미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문제가 갈수록 안개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의 약속 이행 문제를 들어 미 대사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시민단체들은 옛 경기여고 부지는 덕수궁의 유적이 있는 곳이므로 절대로 미 대사관 건립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대사관측은 시민단체들의 반발 등을 감안해 이 자리에 15층 규모의 대사관 청사만 짓고 당초 계획에 있던 대사관 직원 숙소용 8층 아파트 건립은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 같은 안에 긍정적이나 시민단체의 반발은 완강하다.

시민단체인 ‘한국의 재발견’의 강임산 사무국장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문화재에 대해 무지할 때 (덕수궁 인근에) 난개발이 이어졌지만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었다”며 미 대사관 건립에 반대했다.

특히 최근 실시한 지표조사 결과 임금의 어진(御眞·초상화)을 봉안했던 선원전을 비롯해 흥덕전 흥복전 등의 터가 발견됐고 덕수궁 건축부재로 추정되는 장대석과 초석, 기와 및 도자기류 등의 유물도 발견됐기 때문에 이 지역의 보존이 필요하다는 것이 미 대사관 건립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일단 미 대사관 신축 여부에 대한 문화재위원회의 28일 입장 발표를 지켜볼 예정이지만 내심 미 대사관 건립이 취소될 경우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가장 큰 문제는 서울 도심에 미 대사관 신축을 위한 대체 부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과거 적대국이던 러시아의 대사관도 덕수궁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미 대사관을 서울 사대문 안에 신축할 수 없게 된다면 한미동맹의 상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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