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게이트’ 美-日 정계 덮친다…美CIA 명단입수

입력 2003-11-19 19:13수정 2009-09-2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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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90년대 중 후반 리덩후이(李登輝·사진) 총통 시절 미국과 일본의 정 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금품 로비를 펼쳤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최근 로비 대상자 명단을 입수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참고소식지(紙)는 18일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 최근호(17일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대만 게이트’로 명명된 로비 스캔들이 모두 공개되면 미국에서는 ‘제2의 워터게이트’, 일본에서는 ‘제2의 록히드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비 대상자들=CIA는 대만 국가안전국 유럽연합(EU) 책임자인 양류성(楊六生)으로부터 당시 공작 내용을 청취했으며 로비 대상자들의 명단도 입수했다. 양씨는 당시 로비공작 실무책임자.

명단 속에는 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인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포함돼 있으며, 빌 클린턴 행정부의 커트 캠벨 국방부 차관보도 들어 있다.

현재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인 캠벨은 국방부 차관보 재직시 비밀리에 대만을 방문해 리 총통과 만났으며, 미국에서도 4차례 대만 공작원과 접촉했다는 것.

이와 관련, 대만 친민당의 쑨다첸(孫大千) 입법위원은 최근 입법원 외교위원회에서 리덩후이 정부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 10여명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제공했으며, 민간 학자들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5만∼10만달러의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일본에서는 자위대 고관 및 정계 인물들이 주요 로비 대상이었으며 이들에 대한 공작 활동은 미국보다 더욱 활발했다.

▽공작명 ‘밍더(明德) 프로젝트’=미국과 일본 정 관계의 친(親)대만 인사를 포섭하기 위한 ‘밍더 프로젝트’는 95년 국가안전국에 의해 처음 입안됐다.

96년 중국이 대만해협에 미사일을 발사하자 리 총통은 총통부 고문인 쩡융셴(曾永賢)을 일본에 밀사로 파견, 친대만 인사들과 접촉하게 했다. 쩡씨는 당시 주일 대만대표부의 무관(대령)으로 있던 양씨와 함께 대일 공작에 나서 홋카이도(北海道)사령관 등 자위대 고관들로부터 주일미군의 동태를 탐지했다. 첸푸(錢復) 전 외교부장이 당시 일본을 방문했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일본 인사들의 주선 덕분이었다.

이후 쩡씨는 고향 후배인 양씨를 장군으로 승진시켜 ‘밍더 프로젝트’의 실무 책임자로 임명했다. 쩡씨는 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정치자문이기도 하다. 대미 공작은 당시 국가안전국장이었던 인쭝원(殷宗文)이 직접 담당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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