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前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 입적

입력 2003-11-18 19:00수정 2009-10-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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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관으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한 정대스님(오른쪽). -동아일보 자료사진
18일 입적한 정대(正大) 스님은 이판(理判·수행)과 사판(事判·행정)을 두루 겸비해 혼란기의 조계종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던 지도자였다.

전북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5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로 출가한 스님은 1974년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을 맡은 이후 87년까지 사회부장과 총무부장을 두 차례, 재무부장을 네 차례나 담당하는 등 행정역량을 인정받았다. 종단의 국회의원 격인 종회 의원을 일곱 차례 지냈고 종회 부의장과 의장도 역임했다.

99년 조계종 총무원장을 맡아 94년과 98년 두 차례 분규로 분열됐던 종단의 화합을 도모한 것이 스님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총무원장 선거 당시 마감 직전 후보로 등록해 극적으로 선출된 뒤 종단 내 계파들을 아우르며 화합을 이뤄냈던 것이다.

또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있던 중앙승가대를 경기 김포시로 이전하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옆에 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종단의 현안을 해결했다. 총무원장 재직 당시 수천만원에 불과하던 종단 재정을 수십억원대로 살찌우기도 했다.

하지만 격식과 체면에 얽매이지 않는 대방무외(大方無外)의 철학으로 속내를 거리낌 없이 말해온 스님은 총무원장 재임시 민감한 정치적 발언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스님은 임기를 10개월여 앞둔 2월 총무원장에서 물러나 동국학원 이사장에 취임했다. 효심이 깊어 출가 이후에도 가까운 곳에서 어머니를 모셨으며 지난해 어머니의 유산 40억원으로 ‘은정장학재단’을 만들어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스님은 ‘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갈 때도 죽음의 관문을 벗어나지 않았도다/천지는 꿈꾸는 집이니/우리 모두 꿈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來不入死關 去不出死關 天地是夢國 但惺夢中人·내불입사관 거불출사관 천지시몽국 단성몽중인)’라는 임종게를 남겼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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