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는 놀이…11살 초등생이 55차례 범행

입력 2003-11-18 18:22수정 2009-09-2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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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11시경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계. 앳된 모습의 초등학생 2명이 사무실 의자에 앉아 조사받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최근까지 빈집 노래방 할인마트 등에 들어가 8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붙잡힌 A군(11·초등학교 5학년)과 같은 학교 친구인 B군(11).

이들은 나이가 어려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담당 경찰관에게 “조사가 끝났으면 집에 보내 달라”고 당당하게 얘기했다.

A군은 2년 전 형(14)과 함께 친구 집에서 4만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훔쳤다가 붙잡혔으나 ‘12세 미만’이어서 법적으로 죄를 물을 수 없기 때문에 진술서 한 장만 쓰고 풀려난 뒤 계속 절도행각을 벌여왔다.

A군은 절도 등 혐의로 그동안 55차례나 경찰서를 들락거려 북부경찰서 형사계 직원들 가운데 A군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9월에는 빈집에서 훔친 달러를 은행에서 환전해 사용하고 훔친 차량을 운전하는 등 어른 뺨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A군은 경찰에서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고 집에 가면 꾸중만 들어 형들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돈을 훔쳤다”고 말했다.

이들을 조사한 경찰관은 “‘절도의 귀재’로 알려진 A군은 노래방 등지에서 만난 고교생들에게 절도 수법을 한 수 가르치기도 했다”며 “A군은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며 보호관찰이 가능한 촉법소년(12∼14세 미만)도 아니어서 진술서만 받고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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