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50억 싣고 승용차 달릴까” 돈넣는 방법 24가지 실험

입력 2003-11-18 18:11수정 2009-09-2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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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600kg 무게의 현금을 실은 승용차가 잘 굴러가는지를 실험하는 이색적인 현장검증이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에서 열린다.

이번 현장 검증은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의 공판에서 200억원 전달 경로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이 엇갈리자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3단독 황한식(黃漢式) 부장판사가 변호인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실시키로 한 것.

변호인은 그동안 현대측이 다이너스티 리무진 승용차에 40억∼50억원을 싣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서 김영완(金榮浣)씨측에 건넸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 승용차는 500∼600kg 무게의 돈을 싣고 정상 주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김씨는 권 전 고문의 비자금을 세탁 관리해온 것으로 검찰이 지목한 인물.

이날 검증은 먼저 법조타운 내 C은행에서 현금 2억원과 3억원이 든 상자의 무게를 각각 재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를 토대로 현금 40억∼50억원의 무게를 계산한 뒤 이에 해당하는 복사지를 라면상자(2억원용)와 사과상자(3억원용)에 나눠담는다. 이어 현금 상자를 다이너스티 승용차에 싣고 법조타운 주변을 주행한다.

재판부는 이를 위해 C은행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운전기사와 사진촬영기사 등의 역할을 할 법원직원 8명을 뽑았다. 돈을 전달하는 데 사용된 현대 다이너스티 리무진 승용차는 현재 판매되지 않고 있어 현대상선의 한 임원이 사용 중인 다른 차종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빌리기로 했다.

재판부는 14일 검찰과 변호인을 불러 현장검증 방식을 협의했지만 승용차에 실을 금액과 상자수, 넣는 방식 등 사소한 부분까지 의견이 대립해 검찰과 변호인이 요구한 24가지 방법을 모두 실험해보기로 했다.

다만 실제 돈이 이동된 경로대로 ‘계동 현대사옥-남산 하얏트호텔-압구정동’을 주행해야 한다는 변호인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법조타운 주변도로를 달리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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