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13번째 화첩 첫 공개

입력 2003-11-13 18:31수정 2009-09-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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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공개된 ‘구학첩’에 실려 있는 겸재 정선의 ‘하선암’(종이에 수묵담채 35.9X34.2cm, 1738년). 단양팔경 중의 하나를 그린 이 작품은 무르익은 필법과 묵법으로 활달하고 그윽한 맛이 배어 있는 명작이다. 사진제공 학고재
조선시대 진경(眞景)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謙齋 鄭H·1676∼1759)의 열세번째 화첩인 ‘구학첩(丘壑帖)’이 최초로 공개됐다.

아울러 우리나라 서양화 수입 1호인 네덜란드 화가 페테르 솅크(1660∼1719?)의 동판화 ‘술타니에(Sultanie) 풍경’도 처음 공개됐다.

서울 학고재화랑은 20일부터 12월 2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이 화랑의 재개관을 기념해 갖는 ‘유희삼매(遊戱三昧)―선비의 예술과 선비 취미’전에 이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구학첩’은 겸재가 62세 때 충북 단양의 풍경을 그린 ‘봉서정’ ‘삼도담’ ‘하선암’ 등 세 점과 정선의 절친한 친구였던 관아재 조영석(觀我齋 趙榮석)의 발문이 담겨 있는 화집으로 ‘구학’은 ‘산수’라는 뜻.

전시를 기획한 명지대 유홍준 교수(미술사)는 “이번에 나온 겸재의 그림들은 대가의 가장 무르익은 시점의 작품들이다. 특히 겸재의 ‘진경산수’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관아재의 발문 원문이 함께 나왔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술타니에 풍경’은 1700∼1705년 암스테르담에서 페테르 솅크가 제작한 동판화로 영조와 정조 시절 의관(醫官)이면서 서화수장가였던 석농 김광국(石農 金光國·1727∼1797)이 자신의 소장품들을 묶어 만든 화첩에 포함된 것. 그 존재만 알려져 있다가 이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명지대 이태호 교수(미술사)는 “그동안 미술사학계에서는 소현세자(昭顯世子)가 1644년 중국 베이징에서 귀국할 때 선교사 아담 샬에게서 받은 그림 ‘천주상’을 서양 미술이 조선에 수입된 첫 사례로 꼽혔지만 그림 자체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술타니에 풍경’은 ‘천주상’보다 제작연도는 늦지만 현존 수입 서양화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밝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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