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신당 내가 한것 아닌데… 배신이라니”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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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2일 청와대에서 여야3당 정책위의장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2일 청와대에서 여야3당 정책위의장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 의원,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원 등 3당 정책위의장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정책현안을 논의했다. 자민련 정책위의장인 정우택(鄭宇澤) 의원은 아시아태평양 환경개발위원회 총회 참석차 이날 멕시코로 출국하는 바람에 간담회에 불참했다.

오전 7시10분부터 9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처음부터 농담이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회의 직전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 의장에게 “정책 공조를 긴밀하게 하기 위해 내가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게 어떠냐”고 말하자 이 의장은 “대환영이다”고 받아넘겼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 말미에 다시 이 의장에게 “(입당 문제를) 당에 가서 한번 상의해 봐라”고 했고, 이 의장은 “우리가 갑자기 여당이 되는 것인데 마다하겠느냐”고 화답했다.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부활 문제도 거론됐다. 이 의장이 “차제에 경제수석을 청와대에 둬서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추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자 노 대통령은 “사람 늘리는 일이 쉬우냐. 늘린다면 해 주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의장이 “해 주겠다”고 답하자 노 대통령은 “우리 수석 하나 벌었네요”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김 의장은 회의 모두에 노 대통령에게 “청와대에 오는 심경이 착잡하다. 특검법 통과와 신당 창당 등으로 지지자들뿐 아니라 민주세력과 개혁세력을 분열시킨 일은 참으로 역사에 큰 죄악이다”고 지적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김 의장의 지적에 즉답을 피했으나 회의를 끝내고 나오면서 “나도 이게 잘 돼가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이것(신당 창당)을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배신을 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만나서 대화를 해보자”고 말했다.

한편 신행정수도 입지를 총선 전 확정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내년 2월까지 확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한나라당이 정치적 계산을 잘 해야 한다. 차라리 한나라당이 부지 선정 문제를 맡아서 하든지…”라며 가볍게 받았다.

우리당의 정 의장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이라크 파병 때 군 제대병을 선발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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