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 이름이 뭔가요?”
“갑순, 갑경입니다.”
구달 박사는 ‘유인원관’의 침팬지 우리에 이르자 관리 직원에게 수용된 두 침팬지의 이름부터 물었다. 구달 박사가 침팬지 소리를 내며 ‘말’을 걸자 우리 안의 갑순, 갑경은 순간 동작을 멈추고 귀를 쫑긋했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구달 박사는 “각 지역의 언어가 달라서 얘들이 못 알아듣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랑우탄 우리에서는 23년생 수컷 ‘복동’과 눈을 맞추고 앉아서 소리 없이 대화를 나눴다.
“저기 보세요. 나뭇가지 끝을 씹어 솜처럼 만들고 그것으로 꿀을 찍어 먹잖아요. 도구를 만들어 쓰는 거예요.”
구달 박사는 이날 침팬지 우리 등의 환경을 살펴본 뒤 “침팬지는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관람환경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고, “현재 침팬지 우리가 너무 좁아 불편하겠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구달 박사의 에버랜드 방문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 최재천 한국 영장류연구소장(서울대 교수), 조창행 에버랜드 리조트 사업본부장 등이 동행했다. 구달 박사는 12일 오전 일본으로 떠난다.
용인=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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