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한파 온다” 직장인 초긴장

  • 입력 2003년 11월 10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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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은 10일 임원진 49명 중 22명을 명예퇴직과 계열사 발령 등을 통해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에서 22명은 보직을 받지 못했으며 그중 10명은 이미 명퇴를 신청했다.

KTF도 1년 이상 근속 과장급 이상 임직원 1400여명(총 직원 2200명) 중 7일까지 6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이날 집계했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달 1일 전체 직원의 12.6%인 5500명을 명퇴시켰다.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던 금융기관에도 다시 명퇴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은행은 당초 10월 10일까지 명퇴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가 100여명으로 당초 예상(300명)보다 훨씬 미달하자 신청기간을 5일 연장해 일부 직원에게 명퇴 대상임을 통보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는 이강원(李康源) 은행장을 교체한 데 이어 5일 집행임원 4명에게 사표를 요구하면서 은행 전체가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적자가 심각한 신용카드 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카드는 7일 임원을 29명에서 22명으로 24% 줄였다. 지점은 30개에서 17개로 통폐합했다. LG카드도 임원을 16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 BC카드는 지난달 초 부장급 8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의 정규직에 대해 명퇴 신청을 받았다.

오랜 불황에 시달리는 증권업계는 하위직까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10월 말 대리 이상 직원 61명을 명퇴로 내보냈다. 지점도 올해 초 139개에서 현재 130개로 줄였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6월 각각 88명과 148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투자증권도 부서를 개편하면서 임원 등 52명을 내보냈다.

두산중공업은 관리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달 377명을 명퇴시킨 데 이어 생산직과 대리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11일까지 명퇴 신청을 받고 있다. 관리직을 합해 1000여명을 명퇴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올해 과장 이상 1500명 중 100여명을 명퇴시켰다.

올해 명퇴의 특징은 업종과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랜 불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임원은 50%, 부장은 40%, 과장은 30%를 줄인다는 ‘5-4-3’원칙까지 등장해 샐러리맨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아직은 은행 증권 보험 통신 등 실적이 부진한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경기가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되지 않으면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구조조정정책도 한몫 거들고 있다. 김광림(金光琳) 재정경제부 차관은 “앞으로 투신사 등 2금융권 구조조정이 당면한 과제”라며 “통합도산법 제정을 이른 시일 안에 마치고 상시(常時) 구조조정 체제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임을 엿보게 한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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