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기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지휘권 이양 시사

  • 입력 2003년 11월 9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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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의회의 승인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폴란드가 이라크 남서부 다국적군의 지휘권을 이양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이라크 다국적군 편성에 ‘이상기류’가 생기고 있다.

터키의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8일 “파병을 위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미국이 다시금 터키의 도움(파병)을 필요로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우호관계는 공고하다”면서도 파병은 재고의 여지가 없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앞서 터키 외무부는 7일 성명을 통해 굴 외무장관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파병 포기 의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최근 “의회의 파병동의안 통과가 반드시 파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파병 포기를 시사해 왔다. 터키 의회는 지난달 7일 파병안을 승인했으나 지난달 바그다드 주재 터키대사관에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파병 반대 여론이 거세졌다.

한편 이라크 중남부 다국적군을 지휘해 온 폴란드는 다른 나라에 지휘권을 이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야누츠 젬케 폴란드 국방차관이 8일 밝혀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셰크 밀레르 폴란드 총리도 7일 “우리는 이라크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미군 등 이라크 주둔군의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파병에 대한 폴란드 국내 정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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