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폴란드, 이라크서 발빼나

입력 2003-11-09 15:47수정 2009-09-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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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이라크 파병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폴란드는 이라크 남서부 지휘권 이양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는 등 파병 관련국들의 '발빼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터키의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8일 민영 TV채널 NTV와 인터뷰에서 "파병을 위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미국이 다시금 터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굴 장관은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미국과의 우호관계는 공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이날 "터키의 파병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터키가 파병을 구실로 이라크 북부의 터키계 쿠르드 세력 탄압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굴 외무장관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6일 전화통화를 갖고 파병 포기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외무부는 7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 과도정부가 터키의 파병에 강력 반대함에 따라 파병을 포기했음을 공식화했다.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의회의 파병동의안 통과가 반드시 파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의회는 지난달 7일 정부 요청으로 이라크 파병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국민의 80%가 파병을 반대해왔고 지난달 바그다드 주재 터키 대사관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파병이 불투명했었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국가로 유일하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의 파병이 아랍권내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점 때문에 큰 공을 들여온 미국으로서는 곤혹스럽게 됐다.

한편 이라크 중남부의 다국적군 지휘권을 갖고 있는 폴란드는 이를 다른 나라에 이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야누츠 젬케 국방차관이 8일 말했다.

AP 통신은 미군 등 이라크 주둔군의 인명피해가 속출하면서 파병에 대한 폴란드 국내 정서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전했다. 이를 의식하듯 이라크 등 중동 순방 중인 레제크 밀러 총리는 7일 "우리는 이라크에 오래 머물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밀러 총리를 수행하고 있는 젬케 차관은 지휘권 이양은 그러나 내년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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