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실패 비관 일가족 공기총 동반자살

  • 입력 2003년 11월 9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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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실패를 비관한 40대 가장이 공기총으로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8일 오전 9시 50분경 대전시 동구 용전동 S아파트 9층 우모씨(40·건축업) 집에서 우씨와 아내 박모씨(40), 딸(15·중학교 3학년), 아들(13·중학교 1학년) 등 일가족 4명이 숨진지 나흘만에 발견됐다.

우씨는 공기총과 함께 거실, 박씨는 안방, 자녀들은 작은 방에서 각각 발견됐으며 식탁 에는 반쯤 비워진 양주병과 '우리는 스스로 죽습니다. 제 자식들을 데리고 먼저 갑니다. 사랑하는 딸 아들아, 이 못난 애비 이런 방법으로 사랑하게 된 점 용서해 주렴'이라는 유서가 놓여 있었다.

이 메모에는 '인천 모녀 동반 자살사건의 엄마 심정을 이해한다. 은행발행 어음도 국가가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한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경찰은 우씨가 건축업을 하다 최근 부도를 낸 뒤 아내와 자주 다퉜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라 이날 술을 마시고 식구들을 차례로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가족들이 동반 자살한 사실은 이 아파트에서 갑자기 부패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식구들이 보이지 않으며 아이들도 학교에 오지 않고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긴 이웃 주민들이 119에 신고해 밝혀졌다.

대전=지명훈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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