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고민’ 호텔 술집지배인 자살

  • 입력 2003년 11월 8일 0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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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상 부진으로 고민해 오던 서울의 한 특급호텔 술집 지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일 오후 5시반경 서울 중심가 모 호텔 1층 W술집에서 이 업소 지배인 김모씨(39)가 출입문 벽면 장식장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것을 여종업원 이모씨(30)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지배인이 유니폼을 입고 구두를 벗어놓은 채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시신 주변에서 ‘W술집의 명성이 기운다. 아쉽다. 시간은 흐르는데 실적은 없고…’라고 적힌 김씨 필적의 메모가 발견됐다.

W바의 한 직원은 “지배인은 완벽주의에 가까울 정도로 일에 충실했으며 지난해 높은 매출을 올려 회사로부터 칭찬을 받았으나 올여름 이후 매출이 떨어져 고민스럽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이 술집에서 지배인으로 일해 온 김씨는 회사 일에 충실한 꼼꼼한 성격으로 회사의 인정을 받아 동기들보다 승진이 빨랐다.

경찰은 김씨가 올여름 이후 체중이 10kg이나 줄었고 부인에게 “회사에 가면 목이 조여 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호텔측은 “W술집의 1∼10월 매출 누계가 지난해 대비 62%나 늘어 김씨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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