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의심 억울해 자살땐 産災”

입력 2003-11-07 01:06수정 2009-09-2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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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처리과정에서 상사로부터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자 결백을 호소하며 자살한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1부(서기석·徐基錫 부장판사)는 6일 서울 S호텔에서 근무하던 중 상사로부터 비리 연루 의심을 받자 목숨을 끊은 박모씨의 부인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는 추진하던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아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상사로부터 비리 연루 의심을 받은 데 대한 좌절감, 일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자책감 등으로 우울증이 발병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인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1990년 S호텔에 입사한 박씨는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객실 증축공사 관리업무를 맡았으나 자신이 선정한 인테리어 공사업체가 공사대금을 올려 달라며 공사를 지체하자 자기 명의로 대출을 받아 공사업체에 돈을 융통해 주었다.

그러나 완공 예정일까지 공사가 30∼35%밖에 진행되지 않자 이 호텔 회장은 박씨에게 “공사대금 일부를 리베이트로 수수한 것이 아니냐.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책임지라”며 질책했고 이에 박씨는 결백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긴 채 같은 해 5월 호텔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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