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정치자금제도 개선요구]각당 반응

입력 2003-11-06 18:32수정 2009-09-2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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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6일 발표한 정치자금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각 당은 “전체적으로 깨끗한 정치를 위한 고심 어린 제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안별로 입장차를 드러냈다.

특히 여야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쟁점은 기업이 특정 정당을 지정해 돈을 내는 지정기탁금제의 부활 문제였다. 한나라당은 지정기탁금제가 실시될 경우 정치자금의 ‘여당 독식’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97년 야당의 요구에 따라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여당 프리미엄 포기 차원에서 폐지한 지정기탁금제를 부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진(朴振) 대변인도 “지정기탁금제 부활은 재계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라는 비난의 소지가 있다”며 “대신 법인세 1%를 선관위에 일괄 기탁한 후 배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지정기탁금제는 97년 9월 폐지됐다. 당시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 이회창 전 총재가 여권의 기득권 포기를 명분으로 결단을 내렸던 것. 93년부터 97년 9월 20일까지 10대 그룹이 선관위를 통해 기탁한 정치자금은 796억여원으로 모두 당시 여당에만 몰려 자금 배분의 형평성 시비를 낳았다.

민주당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정기탁금제는 100% 여당으로만 몰리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점 때문에 폐지됐었다”며 “기탁금 배분 방식 등에 관해 보다 깊숙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적극 찬성했다.

우리당 이재정(李在禎) 총무위원장은 “정치자금 지정기탁금제 등 전경련의 적극적 제안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 한다”며 “차제에 깨끗한 기업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관위는 지정기탁금제의 형평성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 지정기탁금의 70%를 지정 정당에 전달한 뒤 나머지 30%는 의석 비율에 따라 다른 정당에 배분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정치자금 관련 위법행위의 일괄사면 제안에 대해서는 각당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일괄사면은 법률적인 형평성과 책임규명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우선 진상 규명이 중요하고 사면문제는 별도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는 “고백과 사면은 별개”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고, 김영환(金榮煥) 정책위의장도 “기업인의 고백성사 후 뇌물이 아닌 경우 사면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으나, 불법행위의 주체인 정치인에 대한 사면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전경련은 우선 검찰수사에 협조해야 하며 사면을 전제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고, 이재정 총무위원장은 “사면은 대선자금 수사 후 사회적 합의 과정의 틀 속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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